부동산 시장과 킬러문항
파이낸셜뉴스
2023.07.10 18:13
수정 : 2023.07.10 18:13기사원문
당시 사교육 시장은 급격히 팽창했다. 전국에서 강남 8학군으로 몰려들어 자연스럽게 학원가도 발달했다. 그중에서도 대치동은 명실상부 사교육 1번지로 등극했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1980년 1월 입주 당시 분양가 2339만원에서 수능이 어려워진 2001년에는 3억원을 넘어섰다. 2019년 말에는 23억5000만원으로 분양가의 100배를 찍었다.
비슷한 시기 입주한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역세권 M아파트 동일 면적은 2019년 말 5억원 안팎이다. 같은 서울이라도 인프라와 접근성 등 입지경쟁력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줬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학군프리미엄을 빼놓곤 40여년간 벌어진 이 같은 초격차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부동산R114가 집계한 올해 3월 기준 대치동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7443만원으로 서울 평균 매매가 4084만원과 비교해 약 82%나 높다. 사교육과 부동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셈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등골 휘는 집값과 사교육비 때문에 교육열만으론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다. 정부의 사교육 혁신이 폭넓은 지지를 얻어가는 것도 이 같은 문제인식이 전반적으로 짙어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당장 가시적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장기적으론 과열된 사교육 열기를 진정시키는 단초가 되길 기대해 본다. 다만 강남 등 학원 밀집지역의 수요 증가로 집값이 들썩이는 부작용이 수그러들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책 지속성과 공교육 신뢰성 회복 없인 일장춘몽이 될 수 있다.
집값격차가 교육격차라는 인식이 굳어진 대한민국의 맹모들에게 킬러문항은 부동산과 사교육이었다. 학부모들도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굳이 이사하지 않아도 맹자를 길러낼 수 있는 '맹모불천지교(孟母不遷之敎)'가 정설이 되는 날, 사교육이 부동산시장을 흔드는 것도 옛말이 될 것이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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