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야, 잘 가
파이낸셜뉴스
2023.07.25 18:04
수정 : 2023.07.25 18:04기사원문
지난 200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등장할 당시 트위터는 소통의 아이콘이었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빠른 소통으로 이용자들을 사로잡았다. 스마트폰이 없던 17~18년 전에는 상당히 신기한 모습이었다. 트위터는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여기에 실시간 속보성이라는 장점까지 더해져 전 세계 사람들이 트위터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트위터가 세계적 SNS로 발돋움하게 된 것도 그 속보성 때문이었다. 트위터는 지난 2009년 이란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트위터가 없었다면 알려지지 않았을 억압됐던 이란의 모습을 트위터가 이란의 제도권 언론을 대신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전했다. 세계인들은 트위터를 통해 이란 국민들을 응원했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지며 얻은 친숙한 이미지의 일론 머스크. 그도 지난 2014년부터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호감을 얻었다. 머스크는 자신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 모델 S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완료 등의 중요한 발표도 트위터를 활용했다.
말이 너무 많아서였을까.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말실수를 저지르며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주기도 했으며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덜컥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트위터 인수 명분으로 트위터의 표현의 자유를 내세웠고 우여곡절 끝에 트위터를 자신의 품에 품었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인수한 후 전성기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괴상한 SNS로 변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파랑새가 옛날 사진이라고 말하는 시바견 그림을 트위터에 올리며 트위터의 상징을 훼손하기도 했다. 그렇게 얼마 되지 않아 트위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머스크가 부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X를 기분에 따라 또다시 바꾸지 않기를 바란다. 머스크가 SNS X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경영하고 있는 혁신적인 기업처럼 이끌어나가기를 부디 기대해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라진 트위터, 그리고 파랑새의 명복을 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실리콘밸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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