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에 진심' KB국민은행, 업계최초 육아기간 5년으로 ↑
파이낸셜뉴스
2023.08.02 16:43
수정 : 2023.08.02 19:10기사원문
재채용 시 퇴직 직전 직급으로 원복
경력 단절에 대한 불안 해소, 급여감소 불이익도 없어
[파이낸셜뉴스]
#KB국민은행에 재직 중인 A씨(35세)는 자녀 출산 후 2년 간의 육아휴직 기간을 갖고 올해 초 복직했다. 남편과 본인 모두 지방 출신으로 양가 부모님의 육아 지원을 받을 수 없었던 A씨는 복직으로 인해 두 살배기 딸을 낮에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오후에는 퇴근 전까지 아이를 돌봐 줄 베이비시터를 고용했다. 불가피하게 어린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냈지만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던 A씨는 퇴직을 고려하던 중 회사에서 직원 육아 기간을 5년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재채용 조건부 퇴직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육아를 위한 재채용 조건부 퇴직 제도'를 도입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을 대상으로 3년 후 재채용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제도를 이용할 경우 해당 직원은 육아휴직 2년을 포함해 최대 5년 동안의 육아 기간을 가지게 된다. 이후엔 별도 과정 없이 다시 KB국민은행에 채용된다. 재채용 시 퇴직 직전 직급으로 원복되며 급여도 그대로 유지된다. 5년 기간 동안 노사협의를 통해 오른 급여 만큼 복직 후에도 동료직원과 같은 급여를 받게 된다는 얘기다.
저출산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직장 근무 등 육아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 및 ‘육아로 인한 퇴직 시 경력 단절 우려’를 꼽는 만큼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측면에서 ‘육아를 위한 재채용 조건부 퇴직 제도’는 더욱 의미가 크다.
자녀를 둔 직원들은 이 제도를 통해 육아를 위한 충분한 기간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 두 자녀를 둔 KB국민은행 8년차 대리 B씨(36세)는 “요즘은 아빠들도 육아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은 만큼 육아로 인한 퇴직 및 경력 단절에 대해 고민이 있었는데, 5년의 육아 기간을 갖고도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혜택이라고 생각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불안을 해소해 직원들의 출산을 장려하고 당행이 채용한 우수한 인재들에게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제도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저출생·육아지원연구팀장은 "사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다른 기업들에도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휴직 기간을 늘리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함께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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