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달러당 130~134엔" 엔고 전략 짜는 日기업들
파이낸셜뉴스
2023.08.01 18:32
수정 : 2023.08.01 18:32기사원문
주요 기업 90% 환율 전망 '엔고'
현 시세보다 10엔가량 높은 수준
엔저 누리던 車·기계 등 수출업종
향후 실적 눈높이 수정 불가피
■"지금보다 10엔 엔고 봅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올해 4~6월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에서 환율 전망을 공개한 84개사를 조사한 결과, 일본 주요 기업들은 올해 평균 1달러당 131.68엔의 엔화 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의 환율 전망은 현재 시세보다도 약 10엔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면서 "유럽의 금리 인하 등에 의해 향후 엔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 일본 기업 중 54%가 기존 전망을 유지했고, 46%는 3개월 전 전망에서 소폭 추가 엔저로 수정했다. 특히 환율 전망치를 현재 시세보다 엔고 방향으로 설정한 기업은 90%가 넘는다. 45개 기업이 올해 엔·달러 환율을 130~134엔대로 예측했다.
자동차, 정밀기계, 전기 등 수출 관련 기업에서 환율 전망 수정이 많았다. 닛산은 132엔, 미쓰비시자동차는 131엔으로 환율 전망을 고쳤다.
아직 엔저는 이들 수출 기업에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이와증권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1엔 떨어질 때 전체 일본 기업의 이익은 0.4% 상승한다. 현 수준이 계속되면 수출이 주력인 기업은 추가 실적 상승으로 이어진다. 반면 원료를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내수 기업들은 수익 압박의 요인이 된다.
실제 닛산은 엔저 효과를 배경으로 순이익 예상치를 250억엔 상향 조정했다. 덴소도 기존 예상보다 6.8엔 하락으로 방향을 고쳐 잡아 최고 이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캐논은 달러와 유로화 전망치를 5엔 엔저 방향으로 수정했다. 엔화 약세 효과를 통해 얻는 영업이익은 종전 전망치보다 355억엔 늘어날 것이라고 회사는 예상했다.
■엔저는 여기까지… 핸들 꺾은 일본은행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일본은행(BOJ)의 정책 변경이 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BOJ는 지난 7월 28일 '돈 풀기' 정책(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인 장단기 금리조작(YCC·수익률곡선제어) 수정을 단행했다. BOJ는 장기 금리의 상한을 기존의 0.5%로 유지하되 시장 동향에 따라 장기 금리가 0.5%를 일정 정도 초과하는 것을 용인하기로 결정했다.
또 BOJ는 YCC의 유연한 운용을 목표로 영업일마다 1%로 10년 만기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닛케이는 "사실상 장기금리의 상한을 1%로 높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올 1월 127엔대까지 올랐던 달러당 엔화 가치는 6월 한 때 145엔대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142엔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엔 이상 하락했다.
이데 신고 니세이 기초연구소 수석 주식전략가는 "이번 BOJ의 정책 수정으로 엔고 폭이 클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면서도 "기업 실적에서 엔저 혜택은 어느 정도 축소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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