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는 것
2023.08.22 18:05
수정 : 2023.08.22 18:22기사원문
30년 전 19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바가노바 발레아카데미에 유학을 갔던 때와 지금은 너무나 다르다.
현대의 발레교육은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했지만 몸과 행위 위주의 실기로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보니 지식을 가르치는 수업과는 다르다. 발레 수업의 특성상 학생들의 잘못된 자세를 손으로 직접 만져서 수정해주는 행동이 지금은 조심스러워 항상 먼저 물어보고 하게 되었고, 학생의 자율성과 주도적 참여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수업이 많아졌다. 과거보다 풍요로운 사회적 환경과 자유로운 교육 방식으로 순종적인 학생과 엄격한 선생님이 당연시되었던 과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며 서로의 책임과 의무를 바탕으로 이상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며, 스승은 그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이끌며 인생의 계단을 좀 더 올라간 위치에서 빠른 길을 알려주기보다는 스스로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수평선상에서 진심을 다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생 선배로서 선생이 되길 바라본다.
김지영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