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칩스법 직격..중국 삼성, 투자액 1년새 60% 줄었다
파이낸셜뉴스
2023.09.11 17:14
수정 : 2023.09.11 23:13기사원문
삼성, '칩스법'에 中 투자 대폭 축소
업계에서는 투자규모 급감을 두고 삼성 중국사업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투자 축소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유일한 낸드 해외 거점인 시안 공장은 12인치(300㎜) 웨이퍼 기준 월 27만장의 낸드를 생산한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량인 월 68만장의 40% 수준이다. 이곳에서는 삼성전자의 96~128단 낸드가 제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첨단 낸드의 공정 전환 등을 위해서는 공장을 수시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현재 공정 전환 및 증설에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낸드 투자가 줄면서 전체적인 중국 투자액이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정부는 지난해 8월 '반도체 및 과학법(칩스법)'과 대중 장비수출 규제 등을 통해 삼성·SK 등 반도체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비수출 규제의 경우 미 상무부로부터 유예조치를 받았지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장비 반입은 금지된 상태다.
쪼그라든 중국 삼성, 미·중간 기로
전문가들은 미중 패권 갈등의 장기화 속에 삼성도 탈중국 행렬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중국 반도체 제재와 관련된 법안은 이미 2~3년 전에 미국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된 의제"라면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체계 재편 과정에서 삼성도 미 정부에 발맞춰 대중국 사업 전략을 수정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특성상 새로운 라인을 증설하지 않으면 투자가 증가할 요인이 없다"면서 "신규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극적인 변화가 없는 이상 삼성의 대중국 투자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에 대한 계획된 투자가 끝나 올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감소돼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삼성의 임직원 수도 최근 10년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3년 12만3998명에 달했던 임직원 수는 2022년 기준 5만5654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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