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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칩스법 직격..중국 삼성, 투자액 1년새 60%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2020년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2020년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중국법인 투자액 추이(2013년~2022년)
(달러)
연도 신규투자액 누적투자액
2013 47억 168억
2014 53억 221억
2015 49억 270억
2016 24억 294억
2017 18억 312억
2018 37억 349억
2019 58억 403억
2020 54억 457억
2021 57억 514억
2022 22억 536억
(삼성 중국법인 사회책임보고서 )
[파이낸셜뉴스] 삼성 중국법인의 대중국 투자액 규모가 지난해 22억달러(약 2조9337억원)에 그치며 전년 57억달러(약 7조6009억원)에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2017년 이후 최저 투자액이다. 삼성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이 반도체 산업으로 정조준되면서 첨단장비 수출 규제 등으로 중국 투자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 '칩스법'에 中 투자 대폭 축소

11일 본지가 최근 10년간 삼성 중국법인의 사회책임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 중국법인의 대중 투자규모가 22억 달러로 사드 도입으로 한중관계가 경색된 2017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99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삼성은 중국법인 산하에 △삼성반도체유한공사(삼성전자 반도체) △둥관삼성시계유한공사(삼성디스플레이) △톈진삼성전기유한공사(삼성전기) △쑤저우삼성전자유한공사(삼성전자 생활가전) △삼성시안환신배터리유한공사(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를 비롯해 삼성중공업, 삼성화재, 제일기획 등 15개 법인과 8개 연구소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투자규모 급감을 두고 삼성 중국사업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투자 축소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유일한 낸드 해외 거점인 시안 공장은 12인치(300㎜) 웨이퍼 기준 월 27만장의 낸드를 생산한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량인 월 68만장의 40% 수준이다. 이곳에서는 삼성전자의 96~128단 낸드가 제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첨단 낸드의 공정 전환 등을 위해서는 공장을 수시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현재 공정 전환 및 증설에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낸드 투자가 줄면서 전체적인 중국 투자액이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정부는 지난해 8월 '반도체 및 과학법(칩스법)'과 대중 장비수출 규제 등을 통해 삼성·SK 등 반도체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비수출 규제의 경우 미 상무부로부터 유예조치를 받았지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장비 반입은 금지된 상태다.

쪼그라든 중국 삼성, 미·중간 기로

전문가들은 미중 패권 갈등의 장기화 속에 삼성도 탈중국 행렬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중국 반도체 제재와 관련된 법안은 이미 2~3년 전에 미국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된 의제"라면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체계 재편 과정에서 삼성도 미 정부에 발맞춰 대중국 사업 전략을 수정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특성상 새로운 라인을 증설하지 않으면 투자가 증가할 요인이 없다"면서 "신규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극적인 변화가 없는 이상 삼성의 대중국 투자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에 대한 계획된 투자가 끝나 올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감소돼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삼성의 임직원 수도 최근 10년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3년 12만3998명에 달했던 임직원 수는 2022년 기준 5만5654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