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뛴 만큼 분양가 못 올리는 건설사…"미분양 될라" 시름
파이낸셜뉴스
2023.10.29 18:21
수정 : 2023.10.29 18:21기사원문
올 분양한 서울 등 수도권 단지들
건축비가 분양가의 50% 훌쩍 넘어
분상제 적용된 단지 60% 넘는 곳도
29일 파이낸셜뉴스가 올해 들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분양된 단지들의 건축·토지비 비중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전용 84㎡ 최고가를 기준으로 분양가 상한제 단지 3곳과 올들어 분양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광명 및 동대문 각 2곳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우선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의 경우 총 가격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대를 넘어섰다. 단지별로는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선보인 '동탄레이크파크자연앤e편한세상(국민)'의 경우 84㎡ 최고 분양가는 4억8120만원이다. 이 중 건축비는 3억2703만원으로 비중이 무려 68%에 이른다.
상한제 주택은 감정평가된 택지비(토지비)와 정부가 고시한 기본형건축비(공사비)를 더해 산정한다. 분양가격을 좌우하는 기본형건축비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6.7%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9월까지 세 차례 3.74% 오르면서 건축비 비중이 뛴 것이다.
일반 아파트도 분양가격에서 건축비 비중이 절반까지 올라왔다.
실제로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의 경우 전용 84㎡ 최고 분양가격은 11억6800만원이다.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해당 면적 건축비는 6억5291만원으로 비중이 55.9%다. 광명시에서 선보인 '트리우스광명'도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56.1%를 차지한다.
분석 단지 가운데 '이문 아이파크 자이(건축비 비중 32.5%), '광명센트럴아이파크(46%) 등이 평균 수준을 보였다. 이들 단지의 경우 건축비 총액이 주변 단지보다 1~2억원 가량 낮았다.
대형 건설사의 한 임원은 "건축비와 토지비 비중이 전국은 4대6. 서울은 3대7 등으로 분양가격에서 토지비 비중이 컸다"며 "하지만 토지비는 소폭 오르고, 건축비가 폭등하면서 분양가격의 절반을 건축비로 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의 임원은 "시장에서는 분양가격이 높다고 하는데, 집값 반등폭보다 공사비 인상폭이 더 크다"며 "집값 반등이 아직 제한적이다보니 공사비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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