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호랑이' 샘 라이더 "주경기장 리모델링 도와주고 싶어요"
뉴시스
2023.11.09 19:46
수정 : 2023.11.09 19:46기사원문
'타이니 라이엇'·'스페이스 맨'의 영국 싱어송라이터 '유로비전 2022' 준우승자 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 첫 단독 내한공연
9일 서울 용산구 호텔에서 만난 라이더는 '좋은 사람이 좋은 뮤지션'이라는 명제를 새삼 환기시켰다.
라이더의 또 다른 히트곡이자 지난해 유럽 최대 팝음악 축제인 '유로비전 2022'에서 그에게 준우승을 안긴 '스페이스 맨(SPACE MAN)'은 쓸쓸함을 노래했는데, 실제 그는 모험을 마음껏 즐기는 유쾌한 우주 비행사였다.
-내한공연이 처음이라는 사실에 놀랐어요. 국내 팬이 많아 이미 여러 번 내한한 것 같아요.
"맞아요. 이번이 처음인데 마지막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하. 이번에 한국에 빠지게 됐고,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매력을 갖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당신의 절창(絕唱)에 놀라고 있어요. 포효하듯 거칠면서도 섬세하고 서정적이죠. 그런데도 기교 과시가 아닌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한 가창으로 들려 더 좋아요.
-영국 헤비메탈 밴드 '아이언 메이든', 미국 록밴드 '저니', 미국 가수 셰어의 노래를 듣고 자란 걸로 압니다. 또 한 영상을 보니까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스키즈) 같은 인기 K팝 그룹뿐 아니라 '멜로망스' 김민석, 가수 차다빈까지 한국의 다양한 가수들을 알고 계시더라고요. 음악을 섭렵하는 스펙트럼이 진짜 넓은 거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듣는다고 해서 과연 '진짜 최고의 음악일까'라는 생각을 종종 해요. 또 매체가 특정 음악들을 대중에게 억지로 먹인다는 생각도 가끔 해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조명이 덜 됐더라도 멋지고 뛰어난 음악들이 많거든요. 어떻게 보면 그런 노래들이 음악적으로 더 순수하게 대중과 만날 수 있죠. 한 때 저도 알려지지 않은 음악가였고요. 요즘 음반 업계는, 영국식 표현으로 말하자면 주방에 요리사가 너무 많은 격이에요. 그러다 보니 음악의 순수함이나 본질을 잃게 되는 경우도 많죠.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음악들 중에 뛰어난 게 많아요. 계속 실험적인 도전이 계속돼야 하고 존중해야죠."
-아버지가 목수이고 그래서 어릴 때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건설 현장에 함께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웸블리에서 직접 공연을 하면 감회가 남다를 거 같아요. 혹시 가장 공연하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제가 방해가 되기는 하지만 아버지가 일을 하러 가실 때 따라가 도와드렸어요. 그런데 웸블리 스타디움이 지어지는 데 저희가 기여한 건 쌀 한톨도 안 될 겁니다. 저희는 바닥 공사를 하는 일을 도왔는데 만약 울퉁불퉁한 데가 있다면 그건 제가 한 것일 거예요. 실제로 웜블리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퀸의 프레디 머큐리, 조지 마이클 추모 무대 때 짧게 섰죠. 제 단독 무대는 아니었지만 큰 영광이었고 언제가 그곳에서 단독 공연을 하기를 바라요. 한국 공연장 중에선 어디가 제일 크죠?"
-올림픽주경기장인데 그곳은 리모델링 중이에요. 다른 곳으로는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있습니다.
-진짜 유머가 넘치고 밝은 분입니다. 비건이라고 얘기를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당신 자체에 독(毒)이 없는 느낌입니다. 하하. 비건 생활이 그런 성격에 영향을 미치나요?
"제가 룰렛에서 지고 있을 때 모습을 보셨더라면 지금처럼 말은 하지 않으셨을 거예요. 그 때 굉장히 부정적인 에너지가 많이 뿜어져 나왔거든요. 하하. 다 잃었지만 너무 재밌었어요. 적은 돈을 건 게임에서 이겨 막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를 쳤는데, 주변 사람들이 '큰 게 터졌나 보다'고 착각을 하기도 했죠. 그 때 딴 돈은 5000원이었어요."
-짧지만 당신과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여유를 가진 좋은 사람이 좋은 뮤지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단순한 답인 것 같지만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언 메이든의 매니저인 로드 스몰우드(Rod Smallwood)가 한 유명한 말이 있어요. 누군가 그에게 '음악 업계에 있는 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는 '난 음악업계에 있는 게 아니라 '아이언 메이든 업계에 있는 것'이라고 답했죠. 그러니까 누군가 유명해지고 나서 함께 하는 게 아니라 그 전부터 음악 자체에 포커스를 두고 뮤지션과 함께 할 수 있는 '진실한 사람'이 중요하다는 거죠. 저 역시 진실한 사람들한테 둘러싸여 있어 제가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명세 때문에 달라 붙는 이들을 주의하지 않으면 나쁜 영향을 받을 수가 있어요. 만약 이 인터뷰를 읽게 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자신의 주변에 진실하고 좋은 사람들을 둬라'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공감언론 뉴시스realpaper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