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동호안 2, 3탄을 만들자
파이낸셜뉴스
2023.11.15 18:30
수정 : 2023.11.15 18:30기사원문
가운데 바다(미매립 수면 225만㎡)를 끼고 유휴부지 89만㎡가 더 있다. 이달부터 이 땅(동호안)에 비철강 분야 신규 투자가 허용됐다. 동종업종 제한 규제가 풀렸기(산업입지법 시행령 개정)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33년까지 동호안에 4조원 이상을 투자, 2차전지 소재·수소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이로써 포스코의 숙원이 해결된 것인데, 따지고 보면 시행령 조항 몇 개 고치는 데 십수년이 걸린 셈이다. 포스코는 옛 기준의 규제 탓에 비철강 그룹사에 동호안 부지를 처분(임대)할 수 없었다. 도로·항만·용수 등의 인프라가 확보된, 허가만 나면 곧바로 투자할 수 있는 공장 부지를 두고도 못 썼던 것이다. 동호안뿐 아니라 국내 기업보유 200여곳 산단이 다 그랬다. 대기업 특혜 시비를 우려해 정부가 법령 개정에 미온적이었던 게 큰 이유다.
이렇게 손놓고 있는 새 국내에 투자할 사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한 관계자는 "동호안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서 투자하려 했다"고 했다. 포스코는 포항에서도 신사업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는 20조원 이상을 투자, 2033년 수소환원제철소 1기를 시작으로 총 3기(2050년)를 포항제철소에 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135만㎡(41만평) 부지가 필요한데, 포항제철소 내 동호안과 같은 땅이 없어 공유수면(포항국가산업단지)을 매립해야 한다. 그러나 환경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포스코가 영일만 매립 건을 도와달라고 하는데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기업의 국내 투자를 촉진해 산업 경쟁력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 경제는 1~2%대 저성장, 장기침체 초입에 서 있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경제 역동성 저하의 내부 리스크에다 △중국의 제조기술 고도화 △일본의 첨단 제조업 부활 △미국의 핵심 제조업 내재화 등 주요 교역국의 정책 급변이 수출형 제조국가인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기업들의 국내 투자 부진은 실질성장률을 더 끌어내린다(올해 0.2~0.5%p 하락요인). 정치인은 총선용 포퓰리즘에, 관료는 정치권 눈치만 보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투자가 곧 미래세대 일자리다. 정부·국회가 소매를 더 걷어붙여 '동호안 2, 3탄'을 만들어 내야 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산업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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