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하나은행, 비제조업 中企대출 비중 80%..'다각화' 과제
파이낸셜뉴스
2024.02.18 14:45
수정 : 2024.02.18 17:25기사원문
적극적 영업으로 리딩뱅크 자리 오른 하나銀
타 은행에 비해 대기업 대출 비중 낮고
중소기업 非제조업 대출 많아 '건전성 관리' 숙제
수익성 지표 순이자마진, 국민-신한-하나-우리順
올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권은 핵심예금 확보, 우량기업 대출 등으로 실적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하나銀, 당기순이익 증가규모·증가율 1위
당기순이익 증가 규모와 증가율 모두 하나은행이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3808억원(1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2655억원(8.9%), 농협은행 623억원(3.6%), 신한은행 227억원(0.7%) 각각 늘었다. 우리은행은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780억원(13%) 줄어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뒷걸음쳤다.
하나은행이 이처럼 호실적을 달성한 건 기업대출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 하나은행 기업대출금은 162조4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9% 늘었다. 특히 대기업 대출금이 25조8400억원으로 1년 만에 31.5% 증가해 중소기업 대출금 증가율(10.4%)을 크게 웃돌았다. 적극적인 기업대출 영업전략이 통했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털어낸 부실채권 201% 늘었다...'非제조업 편중' 대출 다각화 과제
다만 채권 상매각 규모가 200% 이상 늘어나 적극적 영업전략의 이면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은행이 대출을 내준 후 연체채권을 인식하고 건전성 관리를 하기까지 통상 2~3년이 걸린다. 상환 기간이 도래한 대출에서 연체가 나면서 부실채권 상매각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4·4분기 총 4135억원 규모 채권을 상매각했다. 1년 전 같은분기(1372억원) 대비 201% 증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업 482억원 △가계 337억원 등 819억원을 상각하고 △기업 2877억원 △가계 439억원 등 3316억원을 매각했다. 특히 매각규모는 전년동기(776억원)대비 네 배 이상 늘었다.
이는 타은행 상매각 규모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같은기간 신한은행 상매각 규모는 5390억원에서 1조667억원으로 1년 새 98% 증가했다. 은행들은 연체채권을 회계상 손실 처리하는 상각, 타 금융사에 넘기는 매각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한다. 상매각 증가율이 가파른 건 그만큼 부실채권을 빠르게 내다 팔아서 건전성 관리를 했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이 실적 1위 달성에서 '수성'으로 나아가려면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은행의 원화대출은 대기업 비중이 8.9%, 외감·비외감 기업 25.2%, 소호 20.5%로 타 은행에 비해 대기업 대출 비중이 낮다. KB국민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전체의 21.1%, 우리은행은 14.6%를 차지한다.
아울러 중소기업대출도 상대적으로 생산성 낮은 비제조업에 편중돼 있다.
하나은행 중소기업대출을 살펴보면 △부동산 및 임대업 32% △도소매업 15% △숙박 및 음식점업 5% 등으로 비제조업 비중이 79% 수준이다. 소호대출 또한 △부동산 및 임대업 42% △도소매업 13% △숙박 및 음식점업 10% 등으로 비제조업종 대출 비중이 약 91%였다.
한편 은행들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KB, 신한, 하나, 우리 순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NIM이 1.83%로 가장 높았고, 신한이 1.62%로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이 1.52%, 우리가 1.47%를 각각 기록했다.
시중은행 모두 올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NIM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이에 각 은행에서는 요구불예금 등 핵심예금 확보,수수료 기반 확대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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