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또 오나… 수도권 매물 '0건' 속출
파이낸셜뉴스
2024.04.28 18:19
수정 : 2024.04.28 18:19기사원문
빌라 등 임대 수요 아파트로 몰려
서울 서남권 등 중저가 단지 품귀
8월 만기 도래… 전세금 상승 우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매물의 씨가 마르고 있다. 대단지에서 조차 '0건' 사례가 속출하고, 가격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새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2+2'를 적용한 전세계약 만기마저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중저가 단지에서 전세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의 매물현황을 보면 서울 성동구 옥수동 '옥수강변풍림아이원(269가구)'의 전세매물은 '0건'이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나오면 바로 계약 돼 씨가 마른 상태"라며 "다른 단지도 원하는 매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은평구에선 947가구 규모의 진관동 '은평뉴타운박석고개힐스테이트1단지'의 경우 전세 매물이 아예 없다. 같은 동의 '은평뉴타운상림12단지롯데캐슬(551가구)', '은평뉴타운기자촌11단지(426가구)' 등도 마찬지이다. 진관동 N공인 관계자는 "전세매물이 없는 곳이 수두룩하고, 1~2건 밖에 없는 단지도 적지 않다"며 "계약을 갱신하면서 신규 공급은 더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인근 지역도 다르지 않다.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는 2072가구 대단지이지만 매물이 단 3건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소형은 아예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철산푸르지오하늘채'(1264가구)도 단 3건에 불과하다.
인천 부평과 고양 덕양구 일대에서도 전세매물 '0건' 단지가 나오고 있다. 전셋값은 예사롭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49주 연속 상승세다.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들어 벌써 2% 이상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성동구가 2.54%, 경기에서는 수원 영통구가 3.79%로 가장 많이 올랐다. 수도권서 2% 이상 오른 지역은 7곳이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 심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물량은 크게 줄어드는데 빌라·오피스텔 임대차 수요가 아파트로 쏠리면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새 임대차법 후유증으로 지난 2020년~2021년에도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올해 8월이면 새 임대차2법 시행 4년을 맞는다. '2+2'룰을 적용 받아 4년 만기를 채운 물량이 시장에 대거 나오게 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4년간 또 임대료를 올리지 못할 것에 대비해 신규 계약을 맺으면서 전세금을 크게 올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종배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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