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결정 임박, 집값 자극 않도록 신중 기해야
파이낸셜뉴스
2024.08.19 18:05
수정 : 2024.08.19 18:05기사원문
침체 빠진 내수 위해 인하압박 거세
급등세를 이어가는 부동산이 문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데 있어 첫번째 요인은 물가다. 최근 물가 흐름을 보면 2%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인하를 위한 환경은 어느 정도 마련됐다고 본다. 한은 이창용 총재도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고 언급하면서 다만 시점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은 수출만 잘될 뿐 내수는 침체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에 몰려 있고, 대기업도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불황에 빠진 내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리는 것이 맞는다.
금리를 내리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도 적지 않다. 물가가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지만 통제할 수 없는 대외 복합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해소되지 않는 중동 위기는 국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을 언제든지 치솟게 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후위기에 따른 농산물 가격 앙등은 올해로 끝날 것 같지도 않다.
그보다 앞서 더 큰 문제는 정부 대책에도 아랑곳없이 급등세를 이어가는 수도권 집값이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는데도 가계부채는 이달 들어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기준금리를 동결 기조에서 인하로 전환하는 건 대세론이다. 그러나 여러 여건들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미국의 금리 방향을 좇지 않을 수 없겠지만 우리와 미국의 사정이 같을 수는 없다. 물가도 완전한 안정권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인하 카드를 쓸 수 있다.
금리인하가 실제로 내수경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자칫 경기부양이라는 순기능보다 부동산 가격 자극이라는 역기능만 나타나지 않을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 내수진작보다 현재로서 더 중요한 가치일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불황에서 탈출할 전가의 보도인 양 호들갑을 떨 때도 지금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행보를 지켜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연준은 다음 달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 해도 서두르지 말고 우리 경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위기론에 휩쓸린 부화뇌동을 경계해야 할 때다. 기준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다. 정부도 개입해서는 안 된다. 다만 돌다리를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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