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난 집·귀신 나오는 집 팔아요…시세보다 30% 쌉니다"
파이낸셜뉴스
2024.08.21 10:58
수정 : 2024.08.21 10:58기사원문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홍콩
부동산 흉가 투자 틈새시장
[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으로 유명한 홍콩에서 시세보다 약 30% 싸게 집을 살 수 있는 '흉가 매물'이 주목받고 있다. 자살이나 살인, 사고사 등 사망사고가 발생한 집임에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나 흉가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이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에서 흉가에 투자하는 군라우씨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군라우씨가 '흉가 시장'에 손을 뻗게 된 것은 3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3년 그가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중 한 곳에서 근로자가 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 때문에 아파트를 싸게 내놓아도 팔리지 않았다. 그러다 어렵게 구매자를 찾았다.
아파트를 구매하겠다고 나선 이는 외국인이었다.
군라우씨는 "인내심이 있다면 나쁜 부동산을 파는데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중국 미신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흉가 시장'에서 이들이 고객의 기반을 형성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홍콩에서 폭행, 살인 등으로 사망할 경우 아파트 가격은 시세 대비 10~30% 저렴하다.
빅토리아 피크에 있는 드래곤 롯지는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귀신의 집' 중 하나이다. 섬뜩한 역사와 버려진 상태 때문에 귀신 이야기의 인기 있는 소재가 됐다.
2004년에 마지막으로 7400만 홍콩 달러(약 127억원)에 매각된 이 저택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처형된 가톨릭 수녀들의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다. 수십 년 동안 버려진 채로 남아있는 저택을 구경꾼들은 멀리서만 볼 수 있다.
지난 2014년 홍콩 완차이의 한 아파트에서 영국인이 두 여성을 살해한 이후 해당 아파트에 매수자나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SCMP는 이 같은 부동산에 대한 시장은 있지만, 인내심과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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