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살아 있어"..장기적출 직전 울면서 깨어난 뇌사환자, 의료진 '경악'
파이낸셜뉴스
2024.10.20 15:00
수정 : 2024.10.20 1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적출 수술을 받던 한 남성이 기적적으로 깨어난 사실이 알려졌다.
20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36세 남성 토마스 TJ 후버 2세는 2021년 10월 약물 과다 복용으로 미국 켄터키주 뱁티스트 헬스 리치몬드 병원에 이송됐다.
매체에 따르면 의사들이 후버의 장기를 타인에게 이식하기 위해 심장 상태를 검사하던 중 기적이 일어났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전직 직원 니콜레타 마틴과 나타샤 밀러는 "외과의들이 장기 적출을 준비하는 동안 후버가 공포에 질린 채 수술실 테이블 위에서 몸부림을 치며 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즉시 장기 적출을 중단했고, 심장을 적출하려던 외과의사는 "이 사건에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다"며 수술실에서 빠져나갔다. 밀러는 당시 수술실 내부의 상황이 매우 혼란스러웠다며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후버의 여동생 도나 로라는 "오빠가 중환자실에서 수술실로 이동할 때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는 것 같았다"며 "마치 '나 아직 살아 있다'고 알리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에게 말했으나 사망한 사람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반사작용이라고 설명했다"고 했다.
결국 후버의 이식 수술은 그가 몸을 움직이며 울기 시작한 후에야 중단됐고 최종 취소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병원 측이 생존 상태에서 장기적출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후버는 기억력 문제와 걷기 및 말하기 등의 신체적 기능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건 이후 병원 직원들 중 일부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사직했고, 심리적 후유증을 겪는 일부는 정신적 치료를 받아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은 미 하원 청문회에 서한을 제출하며 "장기 기증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켄터키장기기증파트너와 병원 측은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켄터키장기기증파트너 관계자는 "살아있는 환자의 장기를 절대 적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으며, 병원 측도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밝혔다.
사건이 확산되자 켄터키주 법무장관과 미 보건의료자원서비스청(HRSA)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하버드대 의대 로버트 트루그 박사는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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