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쌍둥이 빌딩' 앞세운 北…'화려한 랜드마크'로 민심 잡기
뉴스1
2025.02.18 05:02
수정 : 2025.02.18 10:08기사원문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평양 화성지구에 4단계 대규모 주택 건설을 개시하며 또 '초고층 쌍둥이 빌딩'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대적인' 새 거리를 건설할 때마다 등장하는 쌍둥이 빌딩은 화려한 랜드마크로 주민들의 마음을 다잡고 건설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 18일 제기된다.
이날 연설 중인 김 총비서 뒤로 새 주택지구의 조감도가 공개됐는데, 초고층의 쌍둥이 빌딩이 한 가운데 자리한 것이 포착됐다.
이 쌍둥이 빌딩은 기존 북한의 건물에선 잘 포착되지 않았던 '교회 첨탑' 모양으로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일종의 고딕 건축 양식을 띄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은 지난해 화성지구에 완공한 2단계 주택지구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형상화한 쌍둥이 빌딩을 랜드마크로 내세운 바 있다.
최희선 중앙대 객원교수는 "스탈린주의적인 고딕 양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교회 첨탑과 같이 뾰족하고 강렬한 수직적 형태로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건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이 지역을 상징적이고 의미 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김 총비서는 연설에서 이 일대가 '조형 예술성과 선진 문명이 조화를 이룬 아름답고 웅장한 곳'이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그가 직접 디자인을 챙기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다른 건물의 디자인에서도 서구적 요소가 두드러진다고 최 교수는 평가했다. 그는 "건물 외관 재질은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 은하과학자거리 살림집,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에서 볼 수 있는 적벽돌 마감"이라면서 "도시경관에 과학·문화의 상징성을 담은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은 새로 짓는 주택단지에 꾸준히 이같은 랜드마크용 초고층 건물을 짓고 이를 체제의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력난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에, 엘리베이터가 잘 작동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주민들은 초고층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수시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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