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불확실성 최고조… 현지생산 늘려 K푸드 흥행 이어간다
파이낸셜뉴스
2025.02.23 18:33
수정 : 2025.02.23 18:33기사원문
식품계, 해외매출 상승세 타고
환율·관세 피해 현지공장 건설
SPC·삼양 등 美·中시장 노리고
비비고는 유럽·호주 등 개척나서
K푸드 수출을 이끄는 국내 주요 식품사들이 올해 앞다퉈 해외 매출 강화에 나선다. 식품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 미국발 관세 압박, 고환율 등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최악이라는 판단 아래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소비국에 생산기지를 확대, 매출과 수익을 동시에 잡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식품사, 해외 비중 일제히 상승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처음 넘어설 전망이다.
비비고는 미국 소매 판매 만두 브랜드 점유율이 연간 41%로 1위를 지속하고 있고, 지난해 유럽 식품사업 매출이 처음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다. 호주에서도 2023년 대형마트 '울워스'를 시작으로 2024년 '콜스', 올해 1·4분기에는 'IGA' 등 대형마트 채널에 입점하며 호주 유통채널 80%에 비비고를 입점시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만두, 피자 등 주요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1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전략 신시장인 유럽, 오세아니아 등에서도 점유율과 유통채널 입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낸 식품사는 삼양식품과 롯데칠성음료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1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도 전년보다 10% 가량 늘어 77%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3% 늘어난 344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해외매출이 1조2456억원으로 전년보다 192.1%,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135.1% 급등했다. 미얀마, 파키스탄, 필리핀 등 해외 시장의 성장이 주효했다. 오리온도 지난해 해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 설탕 등 원자재 가격 비용 상승이 있었지만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이 실적을 견인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전년 대비 7.4% 늘어난 3조2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조 클럽'에 들어왔다. 미국 법인이 5년 이상 연평균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효과가 컸다.
■수출환경 불안…"해외기지 확대"
올해 식품사들은 원자재 값 인상, 환율 변동, 관세 이슈 등으로 해외 사업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수출 환경 악화로 해외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설탕, 카카오 등 해외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하는 업체들은 환율, 관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환율이 올라도 해외 생산 및 판매로 달러를 벌어들이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에 생산 시설이 없는 삼양식품은 지난해 말 26년만에 해외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유한회사(가칭)를 통해 중국에 생산 법인을 건립하고 2027년부터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도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에 제방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약 1억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매출액이 약 6600억원 수준인데 이중 절반 이상인 3860억원 가량이 미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SPC그룹은 중국 톈진에서 제빵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의 할랄 인증 제빵 공장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인도 하브모어 빙과 신공장을 짓고, 빼빼로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등 인도를 거점으로 글로벌 생산 역량을 확대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올해 경영계획은 원달러 환율 1450원 기준으로 수립됐다"며 "환율이 1400원, 1500원으로 변동될 경우 각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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