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화재 7건 중 1건은 담배꽁초…1년 새 73.5% 증가
뉴스1
2025.03.07 06:09
수정 : 2025.03.07 09:41기사원문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올해 발생한 화재 7건 중 1건은 담배꽁초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담배꽁초는 부주의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으나, 올해는 건조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1126건)과 비교해도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강수량이 많아 일시적으로 줄었던 화재가 올해 다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화재 유형별로 살펴보면 건축구조물 화재는 49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1건)보다 45.5% 늘었다.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쓰레기 더미에 불을 붙여 발생한 쓰레기 화재는 590건으로, 지난해(297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야외 화재도 크게 늘었다. 산이나 공원 등 임야에서 발생한 화재는 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건) 대비 3배 이상(293.8%) 증가했다. 차량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창밖으로 던지는 등의 행위로 인한 자동차·철도차량 화재는 43건으로, 전년(34건) 대비 26.5% 늘었다.
서울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서울에서 발생한 부주의 화재 4337건 중 담배꽁초가 원인인 화재는 2153건(49.6%)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했다.
올해 들어 담배꽁초 화재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건조한 날씨가 꼽힌다. 작년에는 강우일수가 많아 산불과 야외 화재가 적었지만, 올해는 강수량 부족과 대기 건조가 이어지면서 전체 화재 발생이 증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강수량은 39.6mm로 평년의 43.6%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기상 관측 이래 네 번째로 적은 수치다.
올해 겨울철 기온은 평년과 비슷했지만, 2월 평균기온은 –0.5도로 평년보다 1.7도 낮아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기온이 낮고 대기가 건조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습도가 떨어져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올겨울 눈일수(21.9일)는 평년보다 많았지만, 강수량 자체가 적어 건조한 기후가 지속됐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담배꽁초는 매년 주요 화재 원인으로 꼽히지만, 올해는 유난히 건조한 날씨로 인해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며 "작년에는 강우일수가 많아 산불과 야외 화재가 적었지만, 올해는 화재 발생 환경 자체가 악화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흡연자들이 불씨를 완전히 끄고 버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물론, 사각지대에서 몰래 흡연하는 행위를 줄이기 위해 공공 흡연장소 인프라를 개선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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