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제주 유채꽃 보러 갈까 했더니…이상기후에 풀만 '초록'
파이낸셜뉴스
2025.03.29 12:42
수정 : 2025.03.29 12:42기사원문
평년보다 낮은 기온에 개화 늦어
봄꽃 축제 열였는데...아쉬운 상춘객
[파이낸셜뉴스] 이상기후로 낮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제주도의 유채꽃이 평년보다 늦게 개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주도 봄꽃 축제인 '서귀포 유채꽃 축제'도 꽃이 덜 핀 채 열리게 됐다.
29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일대는 이날 오후 2시 개막하는 제42회 서귀포 유채꽃 축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축구장 면적(7140㎡·국제 규격)의 11배가 넘는 8만㎡의 광활한 유채꽃 광장에도, 유채꽃과 벚꽃이 함께 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혔던 녹산로에도 거의 꽃이 피지 않아서다.
이는 이례적인 늦추위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대체로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달 초에는 눈까지 내리면서 개화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요 며칠 사이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꽃이 피려나 싶었지만 거짓말처럼 축제가 열리자마자 '반짝 꽃샘추위'까지 찾아 왔다.
이 축제는 지난해에도 이상기후로 차질을 겪었었다. 가을철 기습적인 폭우에 뿌려 놓은 씨앗들이 쓸려 나가고, 연말 내내 이어진 폭설에 2차 파종 후 자란 새싹들이 얼어죽는 일이 벌어진 탓이었다.
그래도 지난해 축제 때는 유채꽃 광장의 일부 종자수확용 유채꽃, 녹산로의 벚꽃과 유채꽃이 활짝 피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축제장 내 모든 꽃이 거의 피지 않은 상태다.
주최 측인 서귀포시 관계자는 "꽃이 최대한 많이 피게끔 축제 직전까지 계속 비료를 뿌리고, 물을 줬는데 역부족이었다"면서 "그래도 다양한 공연·체험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한 만큼 많은 방문객이 만족할 수 있는 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가슴 설레는 시간, 봄이 오는 소리'를 주제로 한 이 축제는 30일까지 이틀간 △도전 퀴즈쇼 △개(犬)념 콘서트 △차세대 우리춤 페스티벌 △2025 청춘 마이크 △버스킹 공연 등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유채꽃다발 만들기 △유채꽃갈피 만들기 △유채꽃압화 그립톡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유채꽃 광장과 인접한 녹산로 일부 1.5㎞ 구간은 30일 오후 6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이 곳에서는 제주와 봄을 주제로 한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이 열린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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