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거래제의 역설" 독성물질 배출은 오히려 늘었다
연합뉴스
2025.05.09 10:22
수정 : 2025.05.09 10:22기사원문
KAIST·미네소타대, 美 제조업체 데이터 분석…"상충 고려해 정책 세워야"
"탄소배출권거래제의 역설" 독성물질 배출은 오히려 늘었다
KAIST·미네소타대, 美 제조업체 데이터 분석…"상충 고려해 정책 세워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술경영학부 이나래 교수와 미네소타주립대 아심 카울 교수 공동 연구팀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기업들의 독성물질 배출을 최대 40%까지 증가시켰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13일 밝혔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Cap and Trade Program)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 상한(cap)을 설정하고 기업에 자체 감축 노력을 통해 배출량을 줄이거나 거래(trade)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시장 원리를 활용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경제적인 유인을 통해 환경 개선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캘리포니아주 대형 제조업 시설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유해 물질 배출량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의 적용을 받은 시설들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유해 폐기물의 처리 활동을 줄이면서 오히려 납·다이옥신·수은 등 독성물질 배출이 적게는 29%에서 최대 40%까지 늘어난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효과는 환경 감시가 약한 지역에서, 독성도가 낮은 화학물질 처리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적용을 받지 않음에도 같은 기업 소속일 경우 독성물질 배출이 늘어난 것으로 볼 때 기업 차원에서 환경 문제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나래 교수는 "탄소 감축 제도는 탄소의 발생량 자체를 규제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탄소를 줄이는 데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환경 부문을 희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이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사회적 목표 간의 상충(trade-off)을 정교하게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매니지먼트 사이언스'(Management Science)에 지난달 22일 자로 실렸다.
논문은 KAIST의 오픈 액세스(Open Access) 출판 지원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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