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할매카세’ 콘셉트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가 매장에 꽃무늬 누빔 조끼인 이른바 ‘할매조끼’를 비치했다가 무단으로 가져가는 손님들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는 사연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할매카세’ 식당은 할머니의 집밥을 연상시키는 메뉴와 정겨운 분위기를 앞세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할매카세' 컨셉트 식당 "식사할 때만 입으시라는건데..."
지난 2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할매카세 할매조끼가 계속 없어져요'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할머니 집 분위기도 낼 겸 매장에서 식사하시는 동안 외투 대신 입을 수 있도록 '할매조끼'를 의자에 비치해 두었다"고 설명했다.
고민은 식사 중에만 입도록 대여용으로 걸어둔 할매조끼가 계속해서 없어지면서 시작됐다.
A씨는 "외투는 (넣어둘) 보관 봉투를 드리는데 매장 비치용 할매조끼가 계속 없어진다"면서 "술 드시는 동안 겉옷 벗고 입으시라고 대여해 드리는 것인데 가져가신 분께 다시 돌려달라고 연락드려도 될까"라고 물었다.
이어 "처음에는 술을 드시고 실수로 입고 가신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한 번에 7벌 이상, 심지어 한 팀에서 4벌을 가져간 날도 있었다"고 밝혔다.
"실수로 입고간거 같은데.. 돌려달라고 연락해도 될까요?" 사장의 고민
조끼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A씨에 따르면 식당은 지난해 11월 오픈 6주년을 맞아 선착순 300명에게 새 조끼를 1인 1개씩 증정했다. 반응이 좋아 12월 말까지도 방문 고객 전원에게 선물로 제공했고 이달부터는 리뷰 이벤트로 조끼를 증정했다.
그런데 일부 손님들이 리뷰도 작성하지 않은 채 매장 비치용 조끼를 그대로 입고 나갔다.
A씨는 "선물로 1인 1개 주면, 세 명 온 팀은 4개, 5개 달라고 한다"며 "가실 때 자리 체크하고 선물 드리고 보면 자리에 있던 조끼도 사라져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끼들이 계속해서 사라지면서 더 이상 조끼를 비치하기 어려운 상황도 전했다.
A씨는 "관세 문제로 가격이 너무 올라 조끼 거래처에서 마지막 물량 300개 겨우 받은 상황이라 더 이상은 진행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리에는 이제 비치하지 말고 추위 타시는 분들은 무릎 담요 같은 거 준비해 놓을까요. 잊어 버리고 입고 가신 분에게 연락 드리면 가져다 주실까요"라고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A씨는 "우리 가게 오시는 분들 진짜 좋으시다. 조끼입고 화기애애하게 사진도 찍고 즐거워하시는 모습 보면 즐겁고 힘이 나는데 자꾸 없어지니 현타 온다"면서 "이 정도로 계속 없어지면 마이너스 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조끼에 '훔친 조끼'라고 써라" 조언한 네티즌
해당 글을 본 커뮤니티 회원들은 "호의를 베풀었더니 후폭풍이 왔다", "인류애가 바사삭, 국민성이 아직 멀었다" 등 무단으로 가져가는 손님들을 비판했다.
특히 "조끼 등에 나염 방식으로 상호 인쇄하는 게 낫다", "목욕탕 수건 가져가지 말라고 '훔친 수건'이라고 쓴 것 처럼 할매조끼에도 '훔친 조끼'라고 써야 할 듯", "담요를 비치하는 게 좋겠다" 등 대응 방안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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