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계엄 사과'에 정치권 "진정성부터 보여야"
파이낸셜뉴스
2025.05.13 17:29
수정 : 2025.05.13 17:29기사원문
민주당 “선거용 사과” 비판
尹 출당론 등 보수 내부서도 쇄신론 확산
金 민생 공약, 이재명과 유사 논란
홍준표식 보수 결집과는 다른 전략
[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한 것을 두고 정치권 전반에서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김문수 후보와 당의 결단이 없으면 이번 선거는 불법 계엄을 옹호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한 대리전에 불과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김 후보는 노동 민주화 운동 출신으로 계엄의 부당함을 알고 있었다”며 “국민은 매섭다. 옆구리 찔려서 한 발언은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당 내부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의 분명한 단절 없이 쇄신을 언급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도층 겨냥한 ‘전략적 리브랜딩'
김 후보는 그간 극우 성향과 친윤·반탄 노선으로 인해 본선 경쟁력에 한계를 보여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스팔트 보수’라는 강경 이미지로는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오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 ‘민생’ 프레임 강화, 계엄 사과 등 일련의 전략 수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강성 보수 이미지를 탈피해 외연 확장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김 후보의 주요 공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유사성이 눈에 띈다. 김 후보는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서민 경제 활성화, 저출산 대응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으며, 복지·사회 분야에서도 이 후보와 상당 부분 방향을 같이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 진영이 강조해 온 안보·법치 대신 민생과 혁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전략적 변화로 해석된다.
홍준표식 보수 결집과는 결 다른 행보
김 후보의 이번 전략은 2017년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취했던 ‘보수 결집 전략’과는 뚜렷이 대비된다. 당시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분열된 보수 진영을 재정비하며 안보 프레임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반면 김 후보는 본선 승리를 위해 중도층까지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는 같은 탄핵 정국 상황 속에서도 정치 지형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는 19대 대선 당시보다 보수 정당의 고정 지지층이 보다 견고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김 후보는 이를 기반으로 보수 핵심 지지층을 유지하면서 중도층을 흡수해 본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의 전략이 ‘집토끼 단속’이었다면, 김 후보의 전략은 ‘집 나간 토끼를 붙잡는 것’에 가깝다. 이를 위해 '계엄 사과'와 유권자 다수가 체감할 수 있는 실용·민생 공약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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