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돈 있다" 서울 아파트 쇼핑 나선 지방부자들, 이젠 강북까지...
파이낸셜뉴스
2025.05.18 14:24
수정 : 2025.05.18 14:24기사원문
강북 14개구 외지인 매수 2.3배 늘어
"토허제 이후 강북 아파트 매수 현상"
[파이낸셜뉴스] 지방 부동산 침체 속에 대구·부산 등 광역시에 거주하는 전문직 부자들이 강북지역 부동산까지 사들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일시 해제된 지난 2~3월 강남 아파트 매수에 집중적으로 뛰어들었던 지방 부자들은 토허제가 확대·재지정 되자 강동·성동·마포구에 이어 청량리, 이문휘경·장위뉴타운 신축라인에까지 몰리는 모습이다. 오르지 않는 지방 아파트를 버리고 서울 강북의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18일 1·4분기 한국부동산원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거래현황에 따르면 용산·성동구 등을 포함한 강북 14개구의 외지인 매수건수는 3161건으로 전년 동기 1361건 대비 2.3배 이상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증가폭(3125→6179건, 1.98배)을 웃도는 수치다.
수요가 몰리니 가격도 뛰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청계센트럴포레는 109㎡이 지난달 15일 17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또 전농동에 위치한 래미안크레시티는 121㎡타입이 같은 달 22일 1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전고점(17억원)에 다다랐다. 래미안크레시티와 더불어 청량리 래미안 3대장으로 불리는 래미안위브와 래미안답십리미드카운티 모두 84㎡가 4월 들어 13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3년 전 시세를 회복했다. 동대문구의 1·4분기 외지인 매수는 215건으로 전년(199건) 대비 소폭 증가한 수준이지만 자치구 내 선호단지에서 체감되는 투자 열기는 매우 높다.
청량리역 인근 A중개사는 "경춘선 라인을 타고 오시는 분들의 매수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지방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그쪽 물건을 버리고 서울에 투자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강남까지 진입하기에 자금력이 안 되는 분들은 강북에서 괜찮은 물건을 찾다 보니 교통 인프라가 좋거나 개발 호재 등 미래 가치가 있는지를 많이 본다"고 덧붙였다.
수요와 가격이 오르다 보니 거래가 더 어려워지는 현상도 포착됐다. A중개사는 "실수요자는 더 보유하려고 하고, 전·월세가 낀 경우에도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느라 거래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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