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 기본관세 유지하면 韓 수출 경쟁력↓…품목별 인하에 초점
뉴시스
2025.05.20 05:30
수정 : 2025.05.20 05:30기사원문
美·英, 기본관세 10% 유지…美·中, 30% 남기고 관세협상 美, 지난달 관세 수입 사상 최대…관세를 세원으로 활용 美, 10% 기본관세 유지시 韓수출 경쟁력 하락 불가피해 "10% 관세 유지 전망多…품목별 관세 우선협상 바람직"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에 10% 수준의 보편적 기본관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첫 관세 협상 타결에 도달한 영국의 사례에서 비춰볼 때 10% 수준의 기본관세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사실상 0%의 관세를 부담했는데 기본관세 10% 수준과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미 수출 감소폭이 클 수 있고 이로 인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폭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전문가들은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모든 국가에 기본관세 10%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전제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선 품목별 관세 폐지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들린다.
◆美·英, 기본관세 10% 유지…美·中, 30% 남기고 관세협상
미국과 영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무역 협정 타결 소식을 전했다. 양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부과된 품목별 관세 25%에 대해 연간 10만대는 10%를 적용하고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관세 25% 폐지에 동의했다. 기본관세 10%는 유지키로 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양국은 90일간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은 145% 관세 부과에서 낮추면서도 펜타닐 관련 20%와 10%의 기본관세를 남기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미국의 기본관세, 품목별 관세 부과와 관련해 대미 협상 타결국이 많지 않은 만큼 영국과 중국의 사례만으로 미국이 기본관세 10%를 하한선으로 삼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이 미국의 협상 과정에서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폐지하는 것보다 주고받는 상황에서 관세율 인하에 동의할 수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美, 지난달 관세 수입 사상 최대…관세를 세원으로 활용
미국이 지난달 사상 최대 관세 수입을 올린 것은 미국이 10% 수준의 기본 관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데 힘을 싣는 요소다. 미국은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130% 증가한 160억 달러의 관세를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5일 모든 국가에 10% 기본관세를 새롭게 도입하고 여기에 11~50% 수준의 상호관세를 부과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후 상호관세 부과 유예 결정을 내린 뒤 개별국가들과는 7월 8일까지 협상에 나섰다.
기본관세에 더해지는 상호관세는 글로벌 주요국과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은 기본관세만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를 고려할 때 4월 미국 관세 수입의 대부분은 10% 기본관세 도입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상향 조정은 자국의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기본관세를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당분간은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예상이 적지 않는 상황이다.
◆美, 10% 기본관세 유지시 韓수출 경쟁력 하락 불가피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상호관세 25%(기본10%+상호15%)와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25%를 낮추는 데 성공하더라도 현 상황만 놓고 보면 기본관세 10%는 부과될 수 있고 일부 품목별 관세도 10%를 전후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한미 FTA에 근거해 사실상 관세율 0%로 미국과 무역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미국의 관세 부과는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무역협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중국 등 특정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내리고 주요국에 기본관세 10%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7.9%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 2기 상호관세 조치의 내용과 시사점'을 통해 미국이 기본관세율에 상호관세율을 적용하면서 실효 관세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높아진 만큼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0% 관세 유지 전망多…품목별 관세 우선협상 바람직"
통상전문가들은 상호관세의 경우 기본관세 10%는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하며 우리나라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품목별 관세 인하에 초점을 두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대미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품목별 관세 폐지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기본관세 10% 수준까지 상호관세율 인하를 시도하고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하락을 보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은 10% 수준의 보편관세를 유지하겠다고 그동안 밝혀왔다"며 "10% 관세 부과에 따른 물가 상승은 감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자국 산업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관세는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구 교수는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경우 생산비용이 높은 만큼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제품에 기본관세 10%를 부과해서 수출해도 경쟁력이 낮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현재는 품목별 관세 인하에 초점을 맞춰서 대미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은 기본관세 10%를 통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데다 부족한 세원을 관세로 조달할려고 하고 있다"며 "10% 기본관세 유지는 향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도 가능해 관세를 더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미 관세율이 '10%+α'로 봐야한다"며 "품목별 관세 25%가 부과된 자동차가 가장 큰 걱정인데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미국 생산 비중이 높은 일본에 비해 불리하지만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는 중국에는 우위에 있어서 품목별 관세를 0%로 만드는 것이 대미 협상의 가장 핵심일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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