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30·40년물 국채금리 사상 최고, BOJ 매입 기대 후퇴에 투자자 '이탈'
파이낸셜뉴스
2025.05.22 09:55
수정 : 2025.05.22 09:55기사원문
30년·40년물 국채금리 각각 3.185%, 3.635% 역대 최고
日銀 매입 여력 불확실성 커지며 시장 수급 불안 확산
시장참가자 회의서 매입 확대·감축 중단 의견 제기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국채시장에서 초장기물 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국채 매입에 대한 기대가 약화된 가운데 반복되는 입찰 부진과 금리 상승 전망이 맞물리며 시장 수급이 빠르게 악화하는 양상이다.
22일 일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신발행 30년물 국채금리는 0.1%p 오른 연 3.185%를, 40년물은 0.035%p 상승한 연 3.635%를 기록하며 각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일 실시된 재무성의 20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수요 부진 정도를 나타내는 '테일(낙찰금리와 최고응찰금리 차)'이 1엔14전에 달하며 1987년 이후 3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찰 부진은 일본 재정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초장기물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의식한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드러낸 결과로 풀이된다.
초장기물 수급 불안은 BOJ의 소극적인 시장 개입 인식과 맞물린다. BOJ는 최근 국채시장 참가자 회의 관련 자료에서 "유동성 저하가 심각하므로 매입 감축 중단이나 매입액 확대, 만기 구간 통합 등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도 "수급 악화는 구조적인 문제이며 BOJ가 해결할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공개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28일 40년물, 6월 5일 30년물 국채 입찰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입찰 결과에 따라 초장기물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도쿄해상자산운용의 에비하라 신지 채권 수석 연구원은 "자료를 보면 BOJ가 수급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지를 느끼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기무라 류타로 수석 연구원도 "현 금리 수준에 매력을 느끼고 초장기물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흐름은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전 BOJ 총재 시절 도입된 장단기금리조작정책(YCC) 폐지 이후 BOJ의 자산 매입은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특히 잔존기간 10년 초과 25년 이하와 25년 초과 구간의 초장기물 매입액은 월 6000억엔 규모로, 1조7000억엔에 달하는 5~10년물 장기 구간에 비해 여력이 제한적이다.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이 계속되면 초장기물의 발행 자체를 줄이는 공급 축소 카드 외에는 뾰족한 대응이 없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자산운용의 이나토메 가쓰토시 연구원은 "재무성이 초장기물 발행을 줄이겠다는 정책 전환을 내놓지 않는 이상 시장이 기댈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초장기물 시장에서 투자자가 사라졌다"며 "상승세가 뚜렷해진 장기금리가 어디에서 멈출지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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