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외교장관들, 트럼프 2기 동북아 외교 지형 분석…“한국, 유연한 실용외교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5.05.30 12:31
수정 : 2025.05.30 12:31기사원문
제주에서 열린 제20회 제주포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집권 가능성을 전제로 한 동북아 지역 외교안보 전략에 대한 고위급 특별 세션이 열렸다. 5월 29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세션은 ‘트럼프 시대의 동북아 역학: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 모색’을 주제로, 전직 외교통상부 장관들이 모여 동아시아 정세 변화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사회는 손지애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가 맡았다.
송민순 전 장관은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를 ‘파울 플레이’라고 지적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중간지점인 1.5의 외교정책”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미FTA, WTO 등 기존 틀을 무력화하려는 일련의 미국 정책에 대비해 외교전략의 현실적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전 장관은 미국의 경제•군사적 부담 증가와 중국 견제 전략을 언급하며, “한국은 북핵 대응을 위한 확장 억제를 중심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세 협상 등 민감한 현안은 유연하고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균형 있는 전략이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병세 전 장관은 “국제질서가 80년 만에 재편되는 충격과 공포의 시대”라며, “이제는 복합적이고 동시다발적인 외교 위기에 대비한 구조적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정권의 외교안보 대응이 향후 국정 안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자강과 국제연대의 균형을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이번 세션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현실적 변수로 받아들이고, 다가올 외교 환경 변화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전문가들은 “국제 정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전략적 유연성 확보가 새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관건”이라며, “한미동맹 유지, 대중국 실용외교, 일본과의 전략적 협력 등 복합적 대응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제주포럼은 올해로 20회를 맞이하며, 국제 안보와 외교, 기후, 기술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아우르는 국제 정책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외교장관 세션은 특히 현실 정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급 담론으로, 국내외 정책결정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