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새 13도 치솟고, 시간당 74㎜ 물폭탄…봄 날씨가 왜 이래
뉴스1
2025.06.05 10:08
수정 : 2025.06.05 10:26기사원문
(서귀포=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올해 봄철(3~5월)은 계절 경계를 무너뜨린 기온 변화와 국지적 강수로 기상 변동성이 두드러졌다.
특히 5월에는 사흘 사이 기온이 13도 넘게 오르거나, 하루 만에 폭우가 쏟아지는 일이 이어졌다.
봄철 하루 평균기온 변동 폭은 3월 14.0도, 4월 13.6도, 5월 12.1도로 컸다. 이는 한 달 안에 가장 추운 날과 가장 더운 날의 평균기온 차이를 의미한다. 3월 말에는 고온이 1주일가량 이어져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고, 4월 중순엔 다시 추워졌다가 사흘 만에 13.6도가 올라 여름 날씨로 바뀌기도 했다.
5월 20~21일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 경북 내륙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올랐다. 서울의 경우 21일 새벽 최저기온이 22.3도를 기록해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넘겼다. 하루 평균 기온으로도 20~21일 모두 역대 최고 순위에 해당했다.
이처럼 큰 기온 변화는 대기 흐름이 극단적으로 바뀐 결과다. 3~4월에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번갈아 유입되면서 날씨가 자주 바뀌었고, 5월엔 중앙아시아에서 발달한 고기압과 한반도 남동쪽 고기압이 충돌하듯 만나며 한파와 더위가 뒤섞였다. 특히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크게 올라, 기압계 변화가 더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강수량은 231.6㎜로 평년과 비슷했지만 시기와 강도가 달랐다. 봄철 초반에는 건조한 날이 많았지만, 5월 들어 잦은 비와 강풍, 벼락, 우박이 이어졌다. 15일 전남 장흥에는 하루 179.2㎜가 내려 관측 이래 5월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16일에는 남양주 오남읍에 시간당 74.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렸다. 올해 첫 호우 재난 문자가 발송될 강도의 호우였다.
날씨의 극단성은 바다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12.2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았다. 서해는 9.7도, 동해는 12.5도, 남해는 14.3도였다. 이는 따뜻한 해류 유입이 줄고, 대기 상층에서 찬 공기가 오래 머문 결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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