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8곳 "하반기 투자 규모 유지…줄인다 13.3%"

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2025.7.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한국경제인협회 '2025년 하반기 투자 계획 조사'(한경협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내 대기업 10곳 중 8곳은 올 하반기 투자 규모를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에 투자를 줄이겠다는 기업이 13.3%로 늘리겠다는 기업(8.3%)보다 많았다.

불확실성 증대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설문한 '2025년 하반기 투자 계획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78.4%로 집계됐다.

'상반기보다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8.3%,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13.3%였다.

하반기 투자 확대 이유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기대감'과 '노후화된 기존 설비 교체·개선 수요'가 각각 20.0%로 가장 많았다. '업사이클 진입 또는 업황 개선 기대'도 16.7%였다.

한경협은 "수출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부진 장기화로 최근 기업들이 신규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하반기에는 새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는 기업들이 다수"라고 해석했다.

반면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확대'(33.3%)를 첫손에 꼽았다. '내수시장 침체 지속'(25.0%), '고환율 등 외환 및 원자잿값 상승 리스크'도 14.6%였다.

기업들이 꼽은 '하반기 투자 리스크'는 △미·중 등 주요국 경기 둔화(26.4%)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23.6%)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15.0%) △금융·자본시장 위축(14.2%) 순이었다.

국내 투자 애로 요인은 '노동시장 규제 및 경직성'이 18.6%로 가장 많았으며 △세금 및 각종 부담금 부담(18.1%) △입지 및 인허가 등 투자 관련 규제(16.9%) △전력 등 에너지 비용 부담(14.2%)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정책 과제는 '세제 지원·보조금 확대'가 2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수경기 활성화(15.3%) △신산업 진입 규제 및 투자 관련 규제 완화(11.9%) 순이었다. 1위와 3위가 세제지원 및 규제 관련 과제인 셈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인공지능(AI)·바이오·문화 등 미래산업에 대한 세제·금융지원을 강화하고, 규제 시스템을 네거티브(원칙적 허용·예외적 배제)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