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심우정 "검찰 필수 역할 폐지 옳은 길 아냐…충분한 논의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5.07.02 11:18
수정 : 2025.07.02 11:18기사원문
심우정 퇴임사 통해 '검찰개혁' 우려 표명
[파이낸셜뉴스] 검찰을 떠나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검찰의 필수적인 역할까지 폐지하는 것은 옳은 길이 아니다"며 마지막까지 검찰 개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심 총장은 2일 퇴임사를 통해 "범죄자를 단죄하고 국민을 범죄로부터 든든히 지키는 국가의 형사사법시스템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보며 신중히 또 신중히 결정해야 할 국가의 백년대계"라고 말했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 등 이른바 '검수완박'으로 인해 범죄 대응력이 떨어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심 총장은 "형사사법시스템이 충분한 연구와 시뮬레이션 없이 변화됐을 때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지 이미 봤다"며 "형사소송법 등 개정 이후 형사사건 처리 기간은 두 배로 늘어났고, 국민의 삶에 직결된 범죄에 대한 대응력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사법제도 개편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충분한 시간과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지혜와 국민의 목소리를 꼼꼼히 경청해 진정으로 우리 사회에, 나라에, 국민 한명 한명에게 가장 바람직한 형사사법제도가 마련되길 간곡히 바란다"고 했다.
검찰 구성원들에게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퇴진하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심 총장은 "어려운 시기에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고 무거운 짐을 남긴 채 떠나게 돼 미안할 뿐"이라며 "검찰총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은 자리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저는 검찰을 떠나지만 검찰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흔들림 없이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심 총장은 지난달 30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9월 16일 임기를 시작한 지 9개월여 만이다.
당초 심 총장은 오광수 민정수석이 임명되고 후속 인사로 법무부 차관 인사가 이뤄지면 사의를 표명할 계획이었지만, 오 수석이 부동산 의혹 등으로 낙마하면서 사의 표명 시점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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