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과실로 저당권 상실했다면…대법 "지자체 배상 책임"

파이낸셜뉴스       2025.07.23 14:33   수정 : 2025.07.23 14:33기사원문
저당권 소멸 여부 확인하지 않고 자동차 신규 등록
1·2심 "과실 인정되나 손해 이어졌다고 볼 수 없어"
대법원 "공무원 직무상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



[파이낸셜뉴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저당권 소멸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자동차를 신규 등록해 저당권이 상실됐다면, 지자체가 저당권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오케이저축은행이 경기도 과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2015~2016년 세 차례에 걸쳐 자동차 대여업체에 총 2억5800여만원을 빌려줬다.

이후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 3대에 저당권을 설정하고, 다른 자동차 22대에 대한 가압류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2018년 9월 업체가 폐업하면서 자동차 대여 사업 등록이 취소됐고, 저당권·가압류가 설정된 자동차 등록도 직권으로 말소됐다.

문제는 2019년 7~9월 누군가 이 업체로부터 자동차를 취득한 뒤 신규 등록을 신청하면서 발생했다. 과천시는 저당권·가압류에 관한 권리관계가 소멸됐음을 증명하는 서류 등이 제출되지 않았음에도 자동차 신규 등록을 해줬다.

이에 오케이저축은행은 과천시 공무원이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저당권과 가압류를 사실상 소멸시켜 담보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 이어 2심은 과천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자동차를 부활등록(신규등록)한 행위가 위법하고 과실이 인정되지만, 이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동차 등록이 직권말소된 때부터 이미 임의경매·강제집행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부활등록으로 인해 임의경매·강제집행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자동차 등록이 직권 말소됐지만 저당권자가 자동차에 대한 물상대위권을 행사해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계속 보유하고 있었는데, 공무원의 과실로 저당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과 원고의 저당권 상실로 인한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피고는 소속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과실로 법령을 위반함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만 "자동차등록이 적법하게 직권으로 말소된 경우 자동차에 등록돼 있던 가압류는 효력이 소멸되고, 차체에 가압류의 효력이 미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가압류 채권자로서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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