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당한 WSJ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등장"…트럼프는 러 게이트로 동문서답
파이낸셜뉴스
2025.07.24 11:13
수정 : 2025.07.24 11:13기사원문
WSJ "법무장관, 5월 트럼프에 '대통령 이름 등장한다' 보고"
엡스타인 고객명단 있다던 법무장관, 최근 말 바꾼 배경과 맞물려 주목
NYT도 가세해 FBI 기록 공개로 풀어야 할 9가지 의혹 지적
한편 트럼프 측, 돌연 러 게이트 걸고 넘어지며 "오바마가 날조"
이에 오바마에 대한 공격으로 엡스타인 의혹 덮는 시도라는 분석도
23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팸 본디 미국 법무부 장관과 참모들은 지난 5월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엡스타인 파일에 등장한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본디 장관 등은 "엡스타인 파일에는 피해자의 개인정보 등이 적시돼 있기 때문에 파일을 새롭게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다.
물론 수사 당국이 확보한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맥락에서 거론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거명된 것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을 저질렀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추가 보도는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트럼프 정부 입장 변화 배경을 추정하는 데 시사점을 준다.
엡스타인 문제와 관련해 본디 장관은 지난 2월 그의 '성 접대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그가 지휘하는 법무부는 돌연 지난 7일 "엡스타인 성 접대 리스트는 없으며, 추가 공개할 문서도, 새롭게 수사할 사항도 없다"며 말을 180도 뒤집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핵심 지지층 '마가(MAGA)' 내부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결국 WSJ의 이번 추가 보도가 사실이라면 법무부가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등장한 것을 확인한 뒤 사안을 덮기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추정에 힘이 실린다.
이에 2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가세해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해 FBI 기록 공개로 규명돼야 할 9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엡스타인 사건을 추적해 온 저널리스트 배리 레빈이 NYT에 기고하며 제기한 의혹들은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 △엡스타인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관계 △엡스타인의 성매매 고객들 △엡스타인의 해외 조력자들 △엡스타인 재산 형성 및 인신매매 자금 조달 과정 △엡스타인의 정보기관 요원설 △엡스타인에 대한 압수 수색 증거들 △엡스타인의 아동 성범죄 포르노 등 영상과 사진 △엡스타인이 자살했다는 부검 보고서와 관련된 것들이다.
이 같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논란에,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것은 민주당원들과 자유주의 언론이 지어낸 가짜뉴스의 연장 선상에 있을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소재 연방 법원의 로빈 로젠버그 판사는 엡스타인에 대한 2005년과 2007년의 대배심(형사 재판에서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민 배심원 제도) 조사 기록을 공개하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아울러 23일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오바마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취지로 정보를 조작했다"며 "우리는 이 모든 자료를 법무부와 FBI에 넘겨 범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게 할 것"이라고 미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사건에 돌리려 했다.
이에 현지에선 엡스타인 문제로 인해 곤경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고, 여전한 인기와 영향력을 자랑하는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을 정조준함으로써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 대변인 역시 이번 스캔들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힘없는 시도"라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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