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금융지원까지… 승부수 '마스가', 판 뒤집는 신의 한수 될까

파이낸셜뉴스       2025.07.28 18:10   수정 : 2025.07.28 18:10기사원문
韓조선사들, 대규모 美현지 투자
美조선업 부활·일자리 창출 기대
부족한 협상 시간·실행계획 관건
산업장관, 美협상단 접촉 유럽행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막판 관세협상에서 사실상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름부터 트럼프 스타일을 겨냥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다. 미국 조선업 부활을 목표로 한 이 협력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메시지와 맞닿아 있어, 협상에서 판을 뒤집을 승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미국 측에 제안한 마스가 프로젝트는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대출·보증 등 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로 구성됐다. 한국은 미국 측에 수백억달러, 한화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전략산업 부활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기조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해양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마스가'라는 명칭은 트럼프의 대표 구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에서 차용한 것으로, 메시지 전달 효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숭실대 구기보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조선은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분야"라며 "특히 군함을 미국 내에서 수리·건조하고 싶어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성향에 맞춰, 한국이 미국 현지에 생산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제안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 구상이 실제 협상력으로 이어지려면,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승부수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일본으로부터 5500억달러, 유럽연합(EU)으로부터 6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을 받아낸 상태다. 반면 한국은 현재 200조원+α 수준의 투자안을 준비 중이다. 농산물 시장 개방, 디지털 협력 등도 패키지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더욱이 협상 시점도 불리하다. 일본과 EU가 미국과의 협상을 마무리한 반면, 한국은 주요국 중 마지막으로 테이블에 앉았다. 실질적인 협상 시간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마지막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상당한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협상의 달인인 트럼프가 가장 늦게 협상에 나선 국가일수록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는 방식의 밀당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구 교수는 "좀 더 일찍 협상에 들어갔더라면 시간 여유를 갖고 디테일한 조율이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가 없다"며 "이제는 앞선 협상의 윤곽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카드를 던져, 최소한 15% 수준의 관세 인하를 확보하는 게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협상단과의 추가 접촉을 위해 유럽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미국과 진행 중인 관세협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농축산물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능한 한 국민 산업 보호를 위해 양보 폭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관세협상과 관련해 여러분이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 측 압박이 매우 거센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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