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뮤지컬의 바이블' 탭댄스 군무로 여름 무대 장악
파이낸셜뉴스
2025.07.28 18:29
수정 : 2025.07.28 18:29기사원문
초연 30주년 브로드웨이 42번가
음악감독 박칼린이' 마쉬'역 맡아
최유정·기세중 젊은 에너지 보태
"타닥타, 타닥탁타" 흥겹고 신나는 탭댄스 군무로 시작을 여는 이 작품은 한여름 무더위도 단숨에 날린다.
천장의 거울을 통해 보여주는 팔다리를 활용한 군무는 레트로 감성을 한껏 자극하고, 귀에 착 감기는 넘버와 현란한 퍼포먼스의 향연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눈과 귀를 자극한다.
음악감독과 연출자로도 활약해온 박칼린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오랜만에 브로드웨이 고전 쇼 뮤지컬을 하니 속이 뻥 뚫린 느낌"이라며 "군더더기 없는 대본이 깔끔하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는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노래보다 대사가 많은데다 남자 배우들이 맡아왔던 '마쉬' 역을 맡게 된 것.
그는 "뮤지컬은 자기 자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예술이라 캐릭터가 맞지 않으면 못 한다"며 배역을 수락한 이유를 설명했다.
올백 머리에 슈트 차림의 박칼린은 이날 함께 무대를 꾸민 같은 역 박건형 못지않은 풍채와 카리스마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대본을 보고 이건 남녀 문제가 아니라 연출자의 시선으로 접근하는 역할이더라. 춤과 노래가 화려한 작품 안에서 왜 이 인물만 다른 톤으로 서 있는지 계속 고민했다. 그럴 때마다 대본으로 다시 돌아가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박칼린은 이 작품의 매력으로 탭댄스를 꼽으면서 "연습 첫날 앙상블 배우들이 이미 완성된 탭댄스를 보여줬다. 한국에서 탭댄스가 이 정도냐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고 안무가와 배우들의 노고를 치켜세웠다.
이번 시즌은 무대 세트와 조명, 의상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앙상블 인원을 늘려 보다 풍성하고 역동적인 탭댄스 군무를 선보인다. '관객 참여형 커튼콜'도 도입했다.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가 공연의 흥과 여운을 배가시킨다.
박건형은 "오래도록 사랑받아 온 작품이지만 아직 못 본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며 "지금이 그 기회다. 극장을 나설 때 아주 행복해져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최유정은 뮤지컬 '영웅'에 이어 이번에 여주인공 '페기 소여' 역을 꿰찼다.
그는 "탭댄스를 배우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며 "앙상블 중에도 탭댄스를 처음 접한 분들이 많았는데,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생긴 전우애가 지금까지 함께할 수 있었던 원동력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무대에 있을 때뿐만 아니라 객석에서 바라볼 때도 탭댄스의 에너지가 심장을 뛰게 했다. 이 작품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고 자랑했다.
'빌리 로러' 역을 맡은 기세중은 경쟁작이 많다는 말에 "우리가 가장 많은 땀을 흘렸다"고 답했다. 그는 "연습이 시작되고, 연습실 바닥을 하루에도 몇 번씩 닦았다. 그 정도로 힘들었지만, 단 한 번도 발을 멈춘 적은 없었다"며 "객석의 관객도 최선을 다해 즐긴다는 걸 공연 내내 느낀다"고 뿌듯해했다.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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