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과서, 결국 교과서 지위 박탈
파이낸셜뉴스
2025.08.04 15:05
수정 : 2025.08.04 15:21기사원문
국회 본회의서 관련법안 통과
2학기 신청 학교 등 혼란 예고
AIDT 발행사 투자금 회수 묘연
[파이낸셜뉴스] 우여곡절 끝에 올 초 학교 현장에 도입됐던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가 한 학기만에 교과서 지위를 잃고 교육자료로 전락하게 됐다. 2학기에 AIDT 사용을 신청한 일선학교에서는 혼란이 예상되며, AIDT 발행 교육기업들은 약 8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묘연해졌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AIDT는 더 이상 '교과서'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못하게 됐다.
교육부는 이번 법안 통과에 따른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AIDT가 교육 자료화됨에 따라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시도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구체적인 지원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AI를 활용한 학교 교육의 질 제고라는 큰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시도교육청 및 지속 사용 희망 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교육부는 2학기 학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FAQ 등을 신속히 안내하고, 관련 법령 개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하지만 AIDT 발행 교육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수년간 막대한 투자와 개발 비용을 들여 AIDT를 개발하고 학교에 보급해왔지만, 이번 지위 박탈로 인해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약 8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공중에 뜰 위기에 처했으며, 에듀테크 산업 전반에도 냉기가 돌고 있다.
검정 행사가 중단되면서 새로운 AIDT 발행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이는 관련 기업들의 존폐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월 21일 국회 앞에서 AIDT 지위 격하에 반대하며 총궐기대회를 열었던 AIDT 발행사와 에듀테크 업계, 현장 교사들은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있다.
한편, AIDT는 올 초 도입된 이후 상반기 동안 학교 현장에서 시험적인 운영을 거쳐 왔다. 일부 학교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새로운 교육 방식을 시도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기술 인프라 미비, 교사 연수 부족, 콘텐츠의 질 문제 등 다양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과서로서의 지위를 잃고 교육 자료로 전락하게 되면서, 2학기부터는 새로운 형태의 적용과 운영 방안이 모색돼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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