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서 관련법안 통과
2학기 신청 학교 등 혼란 예고
AIDT 발행사 투자금 회수 묘연
2학기 신청 학교 등 혼란 예고
AIDT 발행사 투자금 회수 묘연
[파이낸셜뉴스] 우여곡절 끝에 올 초 학교 현장에 도입됐던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가 한 학기만에 교과서 지위를 잃고 교육자료로 전락하게 됐다. 2학기에 AIDT 사용을 신청한 일선학교에서는 혼란이 예상되며, AIDT 발행 교육기업들은 약 8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묘연해졌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AIDT는 더 이상 '교과서'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못하게 됐다. 이는 '교과형 도서에 관한 규정' 개정 추진과 맞물려 있으며, 현행 검정 행사는 즉시 중단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2학기 학사 운영을 앞둔 학교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번 법안 통과에 따른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AIDT가 교육 자료화됨에 따라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시도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구체적인 지원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AI를 활용한 학교 교육의 질 제고라는 큰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시도교육청 및 지속 사용 희망 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교육부는 2학기 학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FAQ 등을 신속히 안내하고, 관련 법령 개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하지만 AIDT 발행 교육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수년간 막대한 투자와 개발 비용을 들여 AIDT를 개발하고 학교에 보급해왔지만, 이번 지위 박탈로 인해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약 8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공중에 뜰 위기에 처했으며, 에듀테크 산업 전반에도 냉기가 돌고 있다.
검정 행사가 중단되면서 새로운 AIDT 발행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이는 관련 기업들의 존폐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월 21일 국회 앞에서 AIDT 지위 격하에 반대하며 총궐기대회를 열었던 AIDT 발행사와 에듀테크 업계, 현장 교사들은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있다.
한편, AIDT는 올 초 도입된 이후 상반기 동안 학교 현장에서 시험적인 운영을 거쳐 왔다. 일부 학교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새로운 교육 방식을 시도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기술 인프라 미비, 교사 연수 부족, 콘텐츠의 질 문제 등 다양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과서로서의 지위를 잃고 교육 자료로 전락하게 되면서, 2학기부터는 새로운 형태의 적용과 운영 방안이 모색돼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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