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복을 받아서 이런 사랑을"… 손흥민, 토트넘 고별전서 오열하고 또 웃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08.04 17:52
수정 : 2025.08.04 18: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어떤 복을 받아서 이런 선수로 성장했고,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았을까요.”
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토트넘 홋스퍼의 10년 아이콘이었던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공식적인 작별은 하루 전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졌지만, 이 날 경기는 팬들 앞에서의 진짜 이별이었다.65분을 소화하고 교체된 그는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기 전, 토트넘 동료들과 뉴캐슬 선수들에게 일일이 작별 인사를 건넸다.
벤치에 앉자마자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경기 종료 후, 동료들에게 헹가래를 받은 그는 결국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감정을 억누르려 했지만, 10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처음엔 안 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선수들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박히더라.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팀을 이렇게 떠난다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러 감정이 복받쳤다. 팬들, 동료들, 상대 선수들 덕분에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오늘은 잠을 못 잘 것 같다”라며 지나간 순간을 회고했다.
손흥민의 눈물은 팀 동료들의 눈물도 이끌어냈다.절친이자 팀 동료인 벤 데이비스는 눈시울을 붉힌 채 말했다. 벤 데이비스는 “손흥민은 우리 팀을 떠나지만, 내 인생에서는 영원히 함께할 친구이자 가족이다. 그의 새 여정이 성공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클럽에 끼친 영향은 너무 컸다. 그가 떠나는 건 우리 모두에게 슬픈일이다”라며 손흥민을 추켜세웠다.
또 다른 동료는 "손흥민 동상을 세우자"라고 SNS에 남기기도 했다.
아직,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특히 LA FC와의 연결고리를 암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마지막으로 “축구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더 좋은 모습, 더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리겠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팬들의 심장을 울렸던 10년의 여정. 손흥민은 그렇게, 작별을 고했다.토트넘의 손흥민은 이제 다시 볼 수 없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그의 축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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