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폭격으로 외신 기자 5명 사망, 이스라엘 "하마스 대원" 주장
파이낸셜뉴스
2025.08.11 10:08
수정 : 2025.08.11 10:08기사원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외신 기자 5명 사망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 소속 기자들, 취재진 텐트에서 폭사
이스라엘이 기자 텐트 조준 폭격했다고 알려져
이스라엘은 사망한 취재진이 "하마스 대원"이었다고 주장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를 점령한다고 예고한 이스라엘군이 현지에서 외신 기자들이 머물던 텐트를 공습하면서 기자 5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사망한 기자가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이라고 주장했다.
카타르 소재 범아랍 매체인 알자지라 방송은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5명의 자사 직원들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등 다른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알 샤리프 등이 머문 텐트를 직접 조준해서 공격했다고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10일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폭격 사실을 인정하고 알 샤리프가 “하마스 하위 테러조직의 지도자였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알 샤리프 외 다른 사망자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그가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민간인을 향한 로켓포 공격을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개인 근무일지, 테러리스트 훈련 일정표들, 전화 번호 연락처, 봉급지급 기록들" 등 알 샤리프가 하마스 대원이라는 증거도 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군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스위스 비영리단체인 유로지중해 인권 모니터의 무함마드 셰하다 분석가는 알자지라를 통해 사망한 알 샤리프가 적대 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셰하다는 “알 샤리프의 일상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뿐이었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는 이번 공습과 관련해 2023년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현지에서 사망한 취재진만 186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폭격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점령을 결정하고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지난 8일 회의에서 가자시티를 비롯한 가자지구 북부를 완전히 점령하여 민간인을 남쪽으로 보내고, 북부의 하마스 잔당 소탕 및 인질 구출 작전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군사작전 확대의 목표는 전쟁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종식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게 아니라 해방하는 것"이라며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연계되지 않은 민간 정부를 수립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타냐후는 "가자지구의 70∼75%가 우리 통제 하에 있다"면서 "북부의 가자시티와 중부의 해변 캠프 등 남아 있는 두 곳의 하마스 거점이 우리의 공격 목표"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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