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우등생은 ‘남성·청년층·고학력자·고소득자’...韓경제 생산성 1.0% 높여
파이낸셜뉴스
2025.08.18 12:00
수정 : 2025.08.18 12:00기사원문
韓 생성형 AI 활용률, 美 2배 수준
주 40시간 근무 시 1.5시간 단축 효과
챗GPT 도입 이후 GDP 1.0%p 상승 기여
“근로자 지불 의사 고려 시 기금 40조원 육박”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한은이 AI 활용과 관련한 가계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근로자 중 생성형 AI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비율은 63.5%로 미국(26.5%)보다 2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과거 인터넷 상용화 3년 후 활용률(7.8%)보다도 8배 높은 수치다.
직업별로 보면 전문직의 활용률이 69.2%로 단순노무 종사자(31.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매일 사용한다는 비중이 11.9%로 서비스 종사자(2.1%)보다 5배 이상 높았다. 관리직, 사무직도 각각 AI 활용률이 65.4%, 63.1%로 나타나며 업무 특성이 AI 활용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분석 결과, 생성형 AI 활용으로 평균 업무 시간은 3.8%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 40시간 근무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일주일에 1.5시간가량 업무 효율이 개선된 것으로 이에 따른 잠재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는 1.0%로 추정됐다. 예를 들어 챗GPT가 출시된 2022년 4·4분기 이후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2·4분기까지 3.9% 성장했는데, 이 가운데 생성형 AI 도입의 잠재 기여도가 1.0%p라는 뜻이다.
서동현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 과장은 “생성형 AI가 도입에 따른 시간 단축으로 약 2년 반의 기간 동안 우리나라 전체 경제의 생산성이 1% 높아졌다”며 “다만 업무 시간 감소를 근로자들이 어떻게 활용했냐에 따라 실제 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한 지적 노동뿐 아니라 자율로봇 등 물리적 AI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물리적 AI에 노출된 근로자 비중이 11% 수준인데 향후 27%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업별로는 기계를 직접 조작하는 장치·기계 조작 종사자가 AI와 협업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아울러 한은은 AI에 대한 국내 근로자의 인식 등을 고려할 때 향후 5년간 38조원의 기금도 조성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설문 조사 결과, 48.6%의 근로자가 AI 기술이 향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해 부정적인 응답(17.5%)을 큰 폭 상회한 가운데 32.3%의 근로자가 AI 기금에 참여할 의향을 밝혔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기금 참여 의향을 밝힌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지불 가능 규모를 추가로 설문한 결과, 근로자 평균 향후 5년간 소득의 0.5% 수준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과장은 “미국 근로자의 경우 대체적으로 AI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으나, 한국 근로자들은 훨씬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의 투자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참여를 통한 민관 협력 기반의 사회적 투자 방식을 구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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