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빛·평화 등 합쳐 우리銀 출범.. 2016년 해운 구조조정에 한진해운 파산
파이낸셜뉴스
2025.08.19 18:16
수정 : 2025.08.19 18:16기사원문
정부 주도 산업재편 과거 사례는
한국 경제에서 정부 주도 산업재편은 위기 때마다 되풀이됐다. 1999년 김대중 정부의 '빅딜'부터 2016~2017년 한진해운 파산까지 방식과 결과는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국가가 시장에 개입했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19일 정부 및 산업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후 추진된 빅딜은 대기업의 중복투자를 해소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진행됐다.
당시 정부는 대기업 간 사업부 교환을 강제하며 산업지형을 흔들었다. 그 결과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넘어가 하이닉스반도체의 전신이 됐고, 삼성자동차는 프랑스 르노에 매각돼 르노삼성자동차로 출범했다. 대우중공업 기계부문 역시 한라중공업에 넘어갔다.
금융권 구조조정도 정부 주도로 강력히 추진됐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공적자금 160조원이 투입됐으며, 한빛·평화·광주은행 등을 통합해 우리은행을 출범시켰다. 부실 저축은행 대거 정리도 병행됐다. 금융권 구조조정은 기업 구조조정보다 더 광범위하고 강도 높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신설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조선·해운 등 주력산업이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을 받자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무게중심은 산업 경쟁력 제고보다 기업 구조조정에 쏠렸다. 첫 회의 안건도 '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현대상선(HMM)은 채권단 관리와 자구책으로 회생에 성공했지만 국내 1위·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은 2016년 법정관리, 이듬해 파산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대우조선은 살려두고 한진해운은 파산하게 둔 것에 대해 "규모가 큰 기업은 반드시 구제받는다는 '대마불사' 믿음을 불식하려 했다"는 해석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해운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컸다.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어졌고, 2022년 12월 마지막 회의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정상화가 논의됐다. 이후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의 장기 관리 끝에 2023년 한화그룹으로 넘어갔다.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재편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과거처럼 강제 개입보다는 업계 이해관계를 고려해 정부 개입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김준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