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떼죽음 원인 기생해충 '응애', AI가 찾는다

파이낸셜뉴스       2025.08.20 14:00   수정 : 2025.08.20 15:47기사원문
여름 AI로 ‘응애’ 발견→겨울 ‘꿀벌’ 유지→봄 꿀 수확



[파이낸셜뉴스]농촌진흥청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꿀벌 기생충인 ‘응애’를 찾아내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응애를 여름철 미리 발견하면 겨울에 꿀벌이 떼로 죽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봄철에도 벌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 양봉농가 소득은 늘어날 전망이다.

1㎜ 크기 응애를 눈으로 찾아야 했던 수고로움도 AI가 30초면 판별할 수 있다.

20일 농진청은 ‘꿀벌응애 실시간 검출장치’(BeeSion)를 강원대학교 모창연 교수 연구팀과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꿀벌응애란 벌집 안에서 꿀벌에 기생해 발육에 직접 피해를 주거나 바이러스를 매개해 질병을 전파해 폐사를 유발하는 해충이다. 꿀벌응애 성충 크기는 가로 1.6㎜ 세로 1㎜로 매우 작아 방제가 어렵다. 세계적으로 꿀벌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알려졌다.

검출장치는 AI를 활용해 벌집판을 촬영하면 30초 내에 꿀벌응애 존재 여부를 자동 판별할 수 있다. 벌집판을 거치대에 올려놓고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응애를 찾는다. 벌통 당 전체 응애 개체 수에 따라 △검사 주기 확대 △방제 필요 △주의 단계 △집중 방제 △위험 수준 등을 판단한다. 꿀벌응애 분석 정확도는 97.8%에 달한다. 응애를 포함해 16가지 병해충 및 생육 정보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이날 방혜선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AI 장치를 활용하면 양봉 현장에서 꿀벌응애 등 병해충 발생과 꿀벌 이상 징후를 미리 발견해 먼저 사양 관리함으로써 꿀벌의 폐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장치를 벌통 150개 규모 사육 양봉장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867만원 수익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이중 525만원은 벌 피해가 없어서 발행하는 이익이다”고 말했다.

꿀벌 집단폐사는 여름철 응애로 인해 약해진 꿀벌이 겨울을 나지 못해서 발생한다. 꿀벌응애 번식이 활발한 여름철 AI를 활용해 응애를 발견하면 사전에 꿀벌을 관리할 수 있다. 벌무리를 여름과 가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무사히 겨울 나기를 하면 봄에도 벌무리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이가 많은 양봉인이 고온 다습한 여름철 야외에서 꿀벌응애를 찾아내는 어려움을 AI가 덜어줄 수 있다.

농진청은 현재 장치에 대한 특허출원을 마쳤다.
올해 산업체에 기술이전해 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후 현장 실증을 거쳐 2028년부터 전국 양봉농가에 본격 보급할 계획이다. 방 부장은 “이번 성과는 경험에 의존하던 양봉에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첫 사례로 정밀 사양관리와 병해충 예찰 자동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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