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치·개꿈’ 선넘은 北 조롱에도… 정부 "평화 행보"
파이낸셜뉴스
2025.08.20 18:14
수정 : 2025.08.20 18:27기사원문
김여정, 李대통령 모욕적 담화
정부의 남북 신뢰회복 구상 비판
대통령실, 평화 기조 유지 입장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모욕적인 담화를 쏟아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성명에도 정부는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9일 담화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위인이 아니다"라며 노골적인 모욕을 퍼부었다. 또한 김여정은 "그들도 저들이 바라는 조한(朝韓)관계가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모른다면 천치일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대통령을 사실상 '천치'에 빗대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김 부부장은 또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의 실명도 일일이 거론하며 비난했다. 이재명 정부의 남북 신뢰 회복을 위한 잇단 구상 등에 대해 대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조롱했다.
통일부도 "남과 북 주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실과 같은 입장을 내놨다.
김여정의 이 대통령을 향한 발언이 국제 정세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 평화정책이 한일·한미·한중 정상회담, 유엔총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을 통해 확산될 가능성을 두려워해 비판의 수위를 점차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나 북미 대화 재개가 북한 대남정책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정부가 더 이상의 인내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북 대응전략을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김여정이 이 대통령을 사실상 '천치'에 빗대는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선을 넘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는 근본적으로 대전략 부재 때문이었다"며 "이재명 정부가 동일한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북정책은 실패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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