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뒤 채권 최소 1억달러어치 매입…금리 인하 압박 배경인가

파이낸셜뉴스       2025.08.21 02:20   수정 : 2025.08.21 02: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대통령 취임 이후 미 지방정부, 학교 재단, 메타플랫폼스 등 주요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을 대량으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규모가 최소 1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게 금리를 내리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이 이해 충돌을 부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CNBC는 20일(현지시간) 미 정부윤리청(OGE)가 전날 발표한 33쪽짜리 문서에서 트럼프가 1월 20일 미 47대 대통령에 취임한 뒤 지난 12일까지 모두 690건의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CNBC는 이 거래 규모는 최소 1억달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법에 따라 미 대통령, 부통령, 기타 선출직 공무원들은 주기적으로 OGE에 “신고할 만한 거래”를 신고해야만 한다. 다만 거래 금액은 구체적으로 신고할 의무가 없다.

트럼프가 신고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취임 이후 다양한 기관이 발행한 채권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안에는 미 지방정부 채권, 지방정부 산하의 가스 공급지구, 수도 공급지구가 발행한 채권, 의료재단이 발행한 채권, 학교 재단이 발행한 채권들도 있다.

아울러 대기업 회사채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는 2월에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 의료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 건축자재 소매체인 홈디포가 발행한 회사채를 구입했다. 각각 50만~100만달러 규모였다. 그는 2월 후반에는 메타플랫폼스 회사채도 인수했다. 규모는 25만~50만달러 사이였다.

트럼프가 사들인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 일부는 그의 정책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메타가 대표적이다. 트럼프의 인공지능(AI) 전략이 메타에 보탬이 됐다.

아울러 트럼프는 금리 인하 압박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받게 됐다. 연준 기준 금리가 내리면 시중 금리가 따라 내리면서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은 오른다.

트럼프의 채권 매입은 그가 중앙은행을 흔들고 있는 배경에 대한 의구심도 불러일으킨다.

트럼프는 2기 집권 뒤 연준의 독립성을 부정하며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금리가 내리면 그가 보유한 채권 가격은 뛴다.

평소 같으면 금리는 행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 중앙은행인 연준이 오롯이 결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포브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순 보유자산 가치가 55억달러(약 7조6800억원)에 이른다. 1기 집권 당시 순자산 평가액 21억달러에 비해 2배 넘게 폭증했다.


포브스는 트럼프가 자신의 지지층을 통해 일련의 벤처사업을 성공시켰다면서 “미 역사상 가장 윤택한 대통령 퇴임 이후 시대”를 보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패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펼치다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퇴출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창업했다. 모기업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해 3월 26일 특수목적합병법인(SPAC)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방식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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