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볼멘소리'에 권대영 "안이한 인식에 유감" 일침
파이낸셜뉴스
2025.08.21 09:10
수정 : 2025.08.21 14:51기사원문
금융위 부위원장 "함께 가면 정부가 손 잡아줘"
"홀로 걸어가면 깨질 수 있다는 위험 감수해야"
권대영 부위원장은 "어제 산업부의 감축 방안 발표를 봤다. 포괄적인 감축 방안을 무려 한 1년간 지지부진했던 것을 하다가 어제야 매듭을 지었다"면서 "그런데 석유화학 업계에서 상당한 볼멘소리가 들렸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14층 중회의실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KDB산업·IBK기업·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권대영 부위원장은 "석유화학산업은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나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스웨덴 '말뫼의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뫼의 눈물'이란 스웨덴 조선업 쇠퇴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스웨덴 말뫼에서 영업하던 세계적 조선업체 코쿰스가 지난 1987년 파산하면서 당대 최대 코쿰스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매각한 사례를 의미한다.
권 부위원장은 "우리는 최근에도 태영건설을 정리한 바 있는데 그 모델에 성공의 열쇠가 있다"면서 "지금은 얼어붙은 강을 건너는 때다. 함께 건너면 정부가 손을 잡아주겠지만 홀로 걸어가면 깨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원칙은 선 자구 노력 후 채권단의 협조다. 유기적으로 실체 정연하게 진행되돼야만 이 문제를 유능하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권을 향해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여신 회수 등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압박했다. 석유화학업계가 사업재편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함께 여신 지원을 이어가달라는 주문이다. 특히, 금융권이 기업의 타당한 자구노력 계획이 나올 수 있도록 냉철한 관찰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기관들은 또한 석유화학 사업재편과 관련한 금융지원에 관한 원칙에 대해 공감대는 있지만 기업의 자구노력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자구노력을 지켜봐야겠지만, 대놓고 관치 금융"이라고 꼬집었다.
금융업계는 대주주의 철저한 자구노력이 전제되고,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이 인정될 경우엔 채권금융기관 공동협약을 통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들은 기업이 협약에 따라 금융지원을 신청할 경우 '기존 여신 유지'를 원칙으로 할 방침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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