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특사단 시진핑 만나나...한중수교 33주년인 오늘 중국행

파이낸셜뉴스       2025.08.24 09:10   수정 : 2025.08.24 15: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중 수교 33주년을 맞은 24일, 한중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 수년간 이어져온 양국 간 냉각 기류가 점차 해빙 국면으로 전환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일본 순방 이후 대중국 외교 정상화 행보가 예상된다.

중국 역시 상징적 제스처를 통해 관계 복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대중국 특사를 파견해 현안 조율에 나섰으며, 조만간 주중대사도 새로 임명할 예정이다. 한중 관계 경색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 외교 채널 공백을 복원하는 작업이 속도를 내는 셈이다. 새 주중대사는 양국 정상 간 '가교'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이재명 대통령 특사단이 중국을 방문해 27일까지 외교행보를 갖는다. 특사단은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전 의장을 단장으로 김태년·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노 이사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노 전 대통령은 지난 1992년 역사적인 한중 수교를 이끈 주역이다.

특사단은 오는 25일 왕이 외교부장과 면담과 오찬을 갖고 오는 26일에는 한정 국가부주석,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각각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사단은 이 대통령의 친서도 가져갈 방침이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남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정치·외교 이벤트 줄줄이…전승절부터 APEC까지
한중간 고위급 정치적 교류도 재개된다. 다음달 중국 전승절 행사에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하기로 했다. 우 의장이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80주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중요한 외교적 의미를 지닌다.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도 타진했으나, 한미동맹 등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대통령의 참석은 불가피하게 취소됐다. 우 의장의 대리 참석은 한·중 양국이 정치·외교적 교류를 확대하려는 신호가 될 전망이다.

오는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할지도 최대 관심사다. 시 주석의 방한은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이 될 수 있으며, 이는 한중 외교 관계 복원의 결정적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을 전후로 중국 내 '한류 제한령(한한령)' 대폭 완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일부 한국 드라마와 음악 콘텐츠가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통 허용되는 사례가 포착됐다.

이는 양국 국민 교류 활성화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중국 관광객의 방한 확대 가능성, 기업 투자 협력 복원 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중국, 다이빙 대사 이색 행보로 '화해 메시지'
중국의 한중 교류 확대 행보도 눈길을 끈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는 최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중국 외교 당국의 이번 선택은 모처럼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양국 갈등의 후폭풍 속에서도 '수교 원점'을 상징적으로 소환함으로써, 관계 복원을 위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피력했다는 평가다.

올해 1월 부임한 다이빙 대사는 그동안 한국 내 정치·경제·문화계 주요 인사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한중 관계 개선에 노력중이다. 그는 한중 수교 초심과 선린 우호 정신을 강조하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한국 내 선거 개입설을 강력히 부인하는 등 외교적 메시지도 활발히 전파해왔다.

그러나 한중 관계 정상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중 간 전략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일본과의 안보·경제 협력 심화 기조를 이어가는 만큼, 대중 외교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과제가 될 수 있다. 북핵 문제, 반도체 공급망, 해양 안보 이슈 등 각종 현안에서 양국 간 이해 충돌은 여전히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한중수교 33주년을 맞은 올해가 한중 관계 정상화의 시험대라고 입을 모은다.
외교 전문가는 "외교 복원 의지는 분명하지만, 경제·안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한 화해 제스처 이상이 필요하다"며 "APEC에서의 시진핑 방한 여부와 향후 정상 외교가 본격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