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셔틀외교 조기 복원…한일 협력 바탕으로 한미일 공조도 강화
파이낸셜뉴스
2025.08.24 16:28
수정 : 2025.08.24 16: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일본)=서영준 기자】이재명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한일 셔틀외교가 조기에 복원되면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 관계가 한층 돈독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미일 삼각 공조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일본 도쿄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통령 취임 후 2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함으로써 셔틀외교를 조기 복원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 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두고 일본 언론은 '서프라이즈'라고 표현했고, '한국 보수 정권에서도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도 나오기도 했다.
한미일 협력 기반에 한일 관계 발전이 담보돼야 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셔틀외교 복원을 통해 양국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실제 양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역내 전략 환경 변화와 최근 새로운 경제·통상 질서 하에서 양국 간에 전략적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안보·경제안보를 포함한 각 분야에서 정상과 각급 차원에서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일은 미래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공동 과제 대응에도 나서기로 했다. 한일이 경제·산업 분야에서 서로의 강점을 바탕으로 협력해 나갈 때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양국은 수소·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한일은 저출산·고령화, 인구감소, 지방활성화, 수도권 인구집중 문제, 농업, 방재 등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문제에 함께 대응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하고 당국 간 협의체 출범에 의견을 모았다. 인적교류 확대를 위해서는 한일 청년들의 워킹홀리데이 참여 횟수 상한을 기존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사회 분야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위 실장은 "두 정상이 공통으로 문제 의식을 가진 사회 분야 이슈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대표적인 것이 지방발전이고 저출산, 고령화, 심지어 자살 문제도 다뤄졌다. 한국의 자살률이 OECD 1위라는 어려운 난제를 안고 있는데, 일본도 4위"라고 전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야 함을 확인하고, 대화와 외교를 통한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당초 관심을 모았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공감을 이뤘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위 실장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논의라기보다는 '이 사안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 '어떻게 다루는 것이 현재와 미래의 협력을 추동할 수 있을까' 등 철학적 인식에 기반한 접근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중국을 관계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보이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공동 언론 발표에서 "힘 또는 외압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언급했다.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 반대'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견제할 때 쓰는 표현이지만, 해당 내용은 공동언론발표문에 담기지 않았다. 이 대통령 역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양 정상은 오는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일본에서 열릴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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