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자였던 美, 이젠 한일 공동 리스크… '한일 안정적 발전' 합의는 큰 진전"
파이낸셜뉴스
2025.08.24 10:00
수정 : 2025.08.24 19:00기사원문
[인터뷰] '40여년 한반도 연구'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명예교수
미국 관세·방위비 대응 협력 공유
한일 파트너십 선언 계승 재확인
경제안보·청년 교류 실익 쌓아야
일본 내 대표적 지한파 학자인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명예교수는 24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짧은 준비 기간으로 큰 성과를 기대할 만한 회담은 아니었지만 '안정적 발전'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 교체 때마다 관계가 흔들리던 과거와 달리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데 합의한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 해외 양자 정상외교로 일본을 택했다. 그 의미는.
―과거사 문제가 의제에서 빠졌다.
▲이번 회담에서 '한일 파트너십 선언 계승'을 확인한 것만 해도 의미가 있다. 역사 문제는 후순위로 미뤄졌고, 당장은 경제와 안보가 우선이다. 관계가 더 좋아지면 역사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정상회담 의제 중 어떤 부분이 양국 관계의 동력이 될 수 있나.
▲경제안보, 기술 협력, 청년 교류 모두 기대해볼 만하다. 실질적 성과가 쌓이면 관계를 공고히 하는 힘이 될 것이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넘어서는 새로운 선언 가능성은.
▲이시바 정부가 장기 정권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차기 정권이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등 현 내각을 계승하는 계열이면 가능성이 있지만, 극우 쪽이 정권을 잡으면 어렵다.
―이번 회담의 지정학적 의미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에 부드러운 메시지를 보내더라도, 북핵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에 북한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 대응은 세 나라(한미일)의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 미국은 강경 일변도지만, 일본은 상대적으로 덜하고 한국은 일본보다 더 부드럽다. 한국 새 정부는 중국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 싫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의 외교를 평가한다면.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념에 치우친 외교를 했던 것과 달리 이 대통령은 국익과 실용을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큰 그림을 제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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