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도시 겨냥한 트럼프의 방위군 카드…정치 논란 전방위 확산
파이낸셜뉴스
2025.08.25 08:36
수정 : 2025.08.25 08:36기사원문
【뉴욕=이병철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주요 도시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메릴랜드 주지사와 설전을 벌이며 사안을 확대하고 있으며, 민주당 정치인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는 “무어의 범죄 대응 실적은 매우 나쁘다”며 “워싱턴에서처럼 신속히 범죄를 청소하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무어 주지사는 2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 함께 거리를 걸었다면, 주민들과 어울리고 지역 사회를 방문했다면 그도 내가 보는 것을 봤을 것”이라고 적었다. 메릴랜드는 수도 워싱턴DC 인접 지역이다.
무어 주지사는 24일 CBS 방송에서 “대통령은 온종일 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나는 주민들을 위해 일한다”고 반박했다. 실제 볼티모어의 폭력 범죄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줄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살인 사건은 전년보다 24%, 2021년 대비 42%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워싱턴DC에서 주방위군과 함께 순찰하면서 시카고나 뉴욕 등 주요 도시에 추가 파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리 도시들을 아주 아주 안전하게 만들 것이다. 시카고는 엉망진창”이라고 말하며, 뉴욕과 시카고를 주방위군의 도움이 필요한 도시로 지목했다. 이어 “이번 작전(워싱턴DC)이 끝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그곳도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인사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람 이매뉴얼 시카고 전 시장은 2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범죄 대응 전략이라기보다 시카고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반감과 이민 단속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가 워싱턴DC에서 했던 걸 보면 실제로 범죄를 다룰 생각은 없다”며 “이것은 이민 문제를 겨냥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가 일리노이 주방위군을 통제하거나 연방 요원을 파견할 만큼의 긴급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뉴욕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조흐란 맘다니도 “뉴욕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주방위군을 보는 게 아니라 지금 누리고 있는 의료 서비스를 계속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며 “식료품 가격을 여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민권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 역시 “이것은 범죄 문제가 아니라 인종 문제”라며 “흑인 시장이 이끄는 도시만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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