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쿡 연준 이사 해임 통보로 시장 전망 급변동…저금리, 고인플레 예상
파이낸셜뉴스
2025.08.27 04:19
수정 : 2025.08.27 04: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를 해임하기로 하면서 금융 시장의 전망이 급변동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장단기 국채 수익률 격차가 이날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커졌다고 보도했다.
장단기 수익률 격차 확대는 연준이 정치적 압박 속에 조만간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겠지만 이런 금리 인하가 오래 가지 못해 이후 수년 동안 금리를 다시 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 인하 기조를 접고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5일 밤 쿡 이사를 해임한다면서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쿡은 연준 최초의 여성 흑인 이사로 파월의 통화정책을 강력히 지지해 트럼프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트럼프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근거로 쿡 해임을 통보했다. 쿡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서류에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는 것이다.
쿡은 그러나 해임에 맞선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쿡의 변호사인 애비 로웰은 26일 “이 불법 행위에 맞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흔들리면서 미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국채 시장 흐름은 복합적이다.
연준이 금리 인하 압박에 내몰리면서 단기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 속에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04%p 하락한 3.69%로 떨어졌다.
반면 장기 금리 기준물인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6%p 뛰면서 4.94%까지 올랐다.
결국 2년 물과 30년 물 국채 수익률 간 격차는 3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네덜란드 은행 ING의 마리케 블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쿡 해임이 성공하면 “이는 중앙은행 독립성에 중요한 오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롬은 그 대가는 결국 각 경제주체가 치르게 된다면서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잃으면 높은 인플레이션, 높은 금리로 사람들이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터줏대감 골드만삭스도 연준 독립성이 흔들리는 것은 달러에 명백한 하강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뉴욕 증시는 아직은 큰 반응이 없다.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그러나 일본계 금융사 노무라에 따르면 연준 독립성이 흔들리면 뉴욕 증시도 살아남기 어렵다.
노무라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대선을 앞두고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 가운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이듬해인 1973년 1월 중반 고점을 찍은 뒤 1년 만에 19% 폭락했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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