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조선 혼자선 역부족… 해운·건설·원전 '원팀' 이뤄야"

파이낸셜뉴스       2025.08.28 15:52   수정 : 2025.08.28 15:52기사원문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조찬 포럼
한택수 아태정책재단 원장 강연

"미국 선박 발주량 연평균 1척"
한국 조선사 단독 진출 대신
한·미 합작 해운사 설립과
정비창 건설 빅딜 필요성 제기



[파이낸셜뉴스] 한미 조선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미 합작 해운사 설립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 선박 발주량이 저조한 만큼, 조선사 단독으로 미국 조선업을 되살리기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마스가 프로젝트를 위한 미국의 협조를 이끌고 조선사의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업종을 뛰어넘는 '통합 프로젝트'를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해양전략연구소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미조선협력, 기회인가 도전인가?'를 주제로 조찬 포럼을 개최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가 본격 시동을 걸면서, 위기와 전략을 점검해 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한택수 아태정책재단 원장은 강연자로 나서 미국의 조선업 현황과 위기, 그리고 기회를 잡기 위해 우리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한 원장은 "미국은 해군창 4곳을 보유하고 있지만 120년이 넘어 시설이 노후해 정비능력을 사실상 거의 상실했다"라며 "일반 수상함은 전부 민간 조선소에서 정비하고 있고, 일부 잠수함은 정비 적체가 심해 8년째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미 해군의 현실"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조선협력 카드를 꺼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글로벌 대형 해운사가 없고, 연안을 운송하는 중형 선박을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인데 그마저도 연간 선박 발주량은 평균 1척에 그친다"라며 "마스가 프로젝트로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 진출을 두고 경쟁하고 있으나, 조선사 단독으로 미국을 진출하면 필패"라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특히 '조선'을 바라보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에 심각한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조선이 제조업과 수출을 담당하는 '산업'으로 보는 반면, 미국은 조선을 '방산 물자'로 분류한다는 지적이다.

한 원장은 "미국은 건국 이래 단 한 번도 조선을 '산업'으로 간주한 적이 없다"라며 "우리나라에서 '상선'으로 번역하는 미국의 '머천트 마린(Merchant Marine)'은 평화 시에는 일반 물품을 나르지만 전쟁 시에는 해군을 보조하는 '제4의 해군' 또는 '숨겨진 해군'이라는 개념으로 불린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려면 방산업체 하청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역설했다. 호주 오스탈 역시 미국 전투함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결국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하청으로 전락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조선협력을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빅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미국이 2040년까지 해군창 현대화 계획을 밝혔는데, 우리나라 조선사와, 건설사, 원자력 기업들이 '원팀'을 이뤄 미국에 최첨단 해군 수리창을 통째로 지어주면서 현대화해 주는 빅딜 카드를 꺼내야 한다"며 "당장 미국에서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외상으로 지어주거나 달러 스와프 등으로 대신하면서 조선·해운·원전·건설 등이 함께 진출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HMM도 미국과 합작해 미국 최대 해운사를 키우면 부족한 선박 수요도 자체 해결할 수 있다"라며 "미국이 우리에게 손을 벌린 100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잘 활용할 '종합 패키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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