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다자외교 나선 北... 국제사회 고립 탈출 몸부림
파이낸셜뉴스
2025.08.28 18:18
수정 : 2025.08.28 18:20기사원문
제재 길어지며 최악의 경제난
북중관계 복원 필요시점 판단도
북한이 정권 출범 이후 70여년 만에 다자외교 무대에 재등장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곧 방중한다고 밝혔다. 중국 측도 김 위원장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고 같은 입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다자외교를 펼쳤던 지난 1950년대 후반 이후 북한이 다자외교 무대에 등장한 것은 거의 70여년 만이다. 북한이 그동안 다자외교에 나서지 않은 것은 신격화된 북한 최고지도자가 해외 정상들과 나란히 하는 것을 금기시해왔기 때문이다.
김 주석은 1950년대 말 중소분쟁으로 사회주의권에 분열이 일어나기 전까지 외교활동에 상당한 비중을 두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은둔형 지도자였다. 그 대신 북한이 참석해야 하는 국제행사에는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나섰다.
북한이 중국 전승절 참석을 통해 다자외교에 나선 것은 고착화된 고립에서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핵 개발 이후 장기화된 국제제재로 인해 북한 내부 경제는 전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북한 시장에서 ㎏당 5000원대를 유지하던 쌀 가격이 올해 6월에 ㎏당 1만원을 넘어섰으며 7월에는 1만3000원대로 올랐다. 중국에서 대규모 쌀 수입 등이 없으면 북한 주민의 경제난이 더 심각해진다.
또한 북한이 올해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대규모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최근의 중국의 경제 분야 전문가 수십명이 평양에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중국도 북한과의 경제협력 확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시작된 점을 고려해 북한도 종전 이후를 대비할 필요가 발생했다. 러우 전쟁 이후에도 북러 간 협력 분위기는 유지되겠지만, 북한으로서는 지금까지의 '특수'가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북중 관계 복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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